매일신문

[사설] 복지 혜택 확대 성공하려면 수출 동력 살려야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치솟는 물가와 금리 인상 탓에 지난달 소비가 4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소매 판매가 4개월 잇따라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 영향이 IMF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지표이다.

국가 경제가 흔들리면 서민들의 삶은 핍박해진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제68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국가장학금, 청년 월세 지원 등 12개 부처 76개 복지 사업의 수급자 선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내년 '기준 중위소득'(4인 가족 기준)을 5.47% 오른 540만964원으로 결정했다. 역대 최대 인상 폭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내년부터 월소득 162만 원 이하이면 최저생계비(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고, 216만 원 이하이면 의료급여를, 253만 원 이하이면 주거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서민의 삶을 지키려는 국가의 바람직한 노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복지 확대에는 조 단위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한다. 국가 경제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복지 확대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안타깝게도 올 6월까지 3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세계적 금리 인상·통화 긴축,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디커플링과 더불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에너지 대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도 숨어 있다. 에너지 대란으로 원전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우-러 전쟁으로 K-방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핵심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는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파괴한 원전 생태계의 신속한 복원과 수출 중·소·대기업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의 삶을 지키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이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