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5년은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한 시기'였다.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거꾸로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한·미 동맹 해체, 종북(從北) 등으로 국가 토대(土臺)를 흔들고, 편 가르기로 국민 분열(分裂)을 심화시켜 국민에게 걱정을 끊임없이 안겨줬다.
윤석열 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돼 국민이 나라 걱정할 일은 줄어들 줄 알았다. 그러나 오판(誤判)이었다. 여전히 우리 국민은 우국(憂國)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윤 정권 출범 후 두 달여 동안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하게 만드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문 정권 적폐(積弊)를 일소(一掃)하는 국가 대청소, 법치(法治) 세우기, 공정·상식 회복에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자책골'(自責goal)로 지지율을 까먹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虛費)하고 있다. 정권 교체로 국가가 환골탈태(換骨奪胎)할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은 나라 걱정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8%로 떨어졌다. 취임 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지지율이 추락한 요인은 복합적(複合的)이다.
부정 평가 이유를 보면 외생적인 것보다 내생적(內生的)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인사 문제와 독단적·일방적, 여당 내 갈등과 같은 부정 평가 이유는 스스로의 실수(失手)에 기인한 것이다. 자책골로 지지율을 까먹은 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 메시지를 노출한 것은 정치인 자질(資質)까지 의심케 한다. 실수였든, 의도적이었든 모든 당직을 사퇴하고도 모자랄 잘못을 저질렀다. 여기에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반격한 이준석 대표도 후안무치(厚顔無恥)하다. 이 대표가 헤아릴 수 없이 내부 총질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도 모자라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했다"는 등 원색적 표현으로 내부 총질을 계속하는 이 대표에게 당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방선거 압승에 힘입어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달려가야 했다. 하지만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삼고, 잇따른 실수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 잘못을 되풀이했다.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지금 이럴 타이밍(timing)이 아닌데"란 한탄이 안 나올 수 없다. 걱정을 넘어 화가 날 지경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으로 떨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탄핵(彈劾)을 들먹이고 나섰다. 20% 후반대로 지지율이 더 추락해 민주당은 내심 쾌재(快哉)를 부르며 탄핵을 더 입에 올릴 것이다.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민 기대에 부응(副應)하기는커녕 야당으로부터 탄핵 소리를 듣는 등 정권 기반마저 위태롭게 만들었다. 뼈를 깎는 자성(自省)이 필요하다.
경제·민생·안보 등 전방위 위기(危機)로 국가 앞날을 가늠할 수 없다. 이 와중에 여당은 자책골에 권력 다툼으로 국가적 역량을 갉아먹고 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도 위기 돌파에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대통령 리더십과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윤 대통령 책임이 크다. 여당과 대통령실 개편 등 국정 전면 쇄신이 시급하다. 휴가에서 돌아오는 윤 대통령은 국민의 나라 걱정을 해소할 방안을 갖고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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