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추천 도서 '문프셀러'에 오르면서 친중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화제의 책 '짱깨주의의 탄생'을 읽었다.
서울의 한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현직 교수가 중국의 시각으로 일관된 주장을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는 사실보다도 이런 책을 문 전 대통령이 적극 추천했다는 점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 저자의 주장처럼 '짱깨주의'가 실재(實在)하는지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 동북공정에서부터 사드 배치로 촉발된 '반중(反中)·혐중(嫌中) 정서'가 보수 언론이 '유사인종주의'를 동원하거나 국민을 선동해서 형성된 비이성적인 정서인가 말이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공공연한 협박 및 보복 조치 등은 중국이 응당 취할 수 있는 중국의 주권이자 자위책이고, 우리는 그런 보복을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책에 기술된 저자의 주장이다.
'짱깨주의의 탄생'이 일관하는 논리는 '샌프란시스코 체제'라는 전후 미국이 주도했다는 '신(新)식민주의'라는 점에서 책을 읽는 내내 헛웃음이 나왔다. 스스로 '30년간 중국 옹호론자였다'는 자기 고백처럼 이 책은 중국 연구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중국은 잘못이 없다는 무오류의 중국 찬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어느 누구도 다른 나라를 혐오할 권리나 다른 나라 국민을 차별하는 유사인종주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책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논리가 비약되거나 근거가 미약한 저자의 주장들을 직접 옮겨본다.
"동북공정은 중국에서 시작한 고구려사를 둘러싼 역사 재해석 프로젝트로서 팽창정책과는 거리가 먼 수세적인 중국의 북한 붕괴 대비책이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 조치였던 사드 배치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완전히 중국과 일치했다. 사드 배치는 미국 주도의 신냉전체제로의 회귀였고, 그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중국인을 혐오하는 유사인종주의가 국내에 등장했다면서 '하루아침에 결정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보적 보수주의자에게는 '신의 한 수'였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사드 대응은 과잉 대응이 아닌 정당방위라는 주장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시진핑 주석이 올가을 '3연임'을 통해 종신 집권의 길로 들어서려는 것에 대해서도 그가 '황제'나 '독재자'가 아닌 중국공산당의 '관리독재'라고 순화시킨 뒤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일이라고 견강부회했다.
급기야 저자는 '미국이 문제지만 중국도 문제'라는 중국 연구자들의 자세를 비판하기에 이른다. 문 전 대통령이 "중국몽(中國夢)과 함께하겠다"며 운명공동체 발언으로 친중(親中) 정권을 자처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등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강변하는 등 논리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인류 역사상 최대의 재앙으로 드러난 문화대혁명을 옹호하는 등 중국 인식에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 리영희 교수에 대해 "실천적 중국학의 한 전형이었다"는 찬양을 늘어놓기에 이른다.
저자는 중국의 스파이거나 중국에 경도된 사이비 학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중국은 우리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우리 편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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