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음에도 집권당이 내부 권력 투쟁에만 골몰하자 뼈를 깎는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만 교체하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 여권 전반을 대상으로 한 과감한 경질 인사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한 읍참마속을 주저해선 안 된다는 극약처방까지 언급된다.
이대로 가다간출범 석 달도 되지 않아 '식물 정부'로 전락할 것이란 당 안팎의 우려에도 여권 핵심에선 상황의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이같은 요구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 전폭적인 지지로 출범시킨 새 정부가 제대로 일도 해보기 전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SNS를 통해 "당원과 국민 신뢰를 상실한 지금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줘 이준석 대표 체제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 게 정도 아닌가"라며 그 나름의 타개책을 제안했다.
이같은 요구는 여권 내부에서만 제기 되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대대적 인적 교체를 주장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이에 여당 내부에선 야당의 목소리를 정치 공세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야당 요구를 뛰어넘는 쇄신안으로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권부 핵심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취임 석 달도 되지 않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는데 책임지는 여권 인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야당 요구에 떠밀리듯 내놓는 쇄신안으론 여론을 돌리기 어려운 만큼 여당과 대통령실 전면 물갈이는 물론 윤핵관의 2선 후퇴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의 운명이 자연 소멸될지도 모르는 풍전등화 상황에서 여권 내 권력 서열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지금 당장 발등의 불끄기가 바쁜 데 2년 뒤 공천권이 무슨 한가한 소리냐는 비판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검찰 재직시절부터 몸에 익은 윤석열 대통령 특유의 '보스 기질'이 국면 전환을 위한 경질성 인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일하다 생긴 허물은 상사 책임'이라는 기조를 이어왔기 때문에 국면 전환을 위해서 '부하'를 희생시키는 결정을 내릴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대구경북과 보수층 등 지지기반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우려를 단순한 비판으로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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