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도중 커다란 지각변동을 맞았다. 감독이 교체된 지 하루 만에 주장도 바뀌었다. 변화의 목적은 명확하다. 바닥을 기는 팀의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1일 자진사퇴한 허삼영(50) 감독 대신 박진만(46)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데 이어, 다음 날 주장이 김헌곤(34)에서 오재일(36)로 교체됐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박 감독대행은 김헌곤을 1군 명단에서 말소하고, 2군인 퓨처스로 내려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투표로 주장을 맡은 김헌곤은 자타공인 연습벌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훈련을 하는 성실함은 삼성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허 전 감독 역시 같은 이유에서 김헌곤을 팀의 구심점으로 여겼다.
그러나 프로선수로서의 실적은 귀감이 될 만한 정신력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김헌곤의 전반기 68경기 타율은 0.208(202타수 42안타). 출루율(0.238)과 장타율(0.257)을 합한 OPS도 0.489로 낙제 수준이었다. 6월에는 '43타수 무안타'로 2009년 진갑용이 세웠던 구단 기록 '42타석 무안타'를 경신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럼에도 허 전 감독은 김헌곤을 1군에서 제외하지 않으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김헌곤을 1군에서 제외한 박 감독 대행은 "김헌곤이 우리 팀에서 4번째 외야수인데, 1군에 있으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심적으로도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올릴 수 있게끔 2군으로 보냈다"며 "주장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가 맡아야 한다. 벤치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주장도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극약처방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명료하다. 팀의 리더십을 대대적으로 바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자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 부진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위치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삼성의 새 주장이 된 오재일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삼성의 가을 야구 진출을 이끈 오재일은 올해도 타율 0.281 14홈런 61타점의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두산 시절에도 오재일은 1년 반 정도 주장을 맡은 적이 있다.
오재일은 "하루 빨리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여서 삼성 야구를 활기차게 만들고 싶다. 뭔가를 얻어가는 플레이를 하면 좋아질 것이다. 고참으로서 더 많이 뛰고 모범을 보이겠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삼성 야구가 다시 활기찬 모습, 그리고 힘 있는 야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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