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3일 한국에 입국했지만 우리 정부 관계자가 한 명도 나가지 않은 데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을 환영한다", "굳건한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및 세계 평화와 번영, 안보 증진에 필수적이다"라는 글과 함께 펠로시 의장이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진 2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골드버그 대사와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레드카펫 옆에 서서 영접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접 현장에 우리 정부나 국회 측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펠로시 측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펠로시 의장의 방한이 휴가 일정(1~5일)과 겹친다는 이유로 전화 통화로 대신하기로 하면서 '의전 홀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 휴가와 겹쳐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일각에서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4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이날 오후에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접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못 박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부 인사가 펠로시 의장 입국 시 의전하지 않은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의 상·하원 의원,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방한해도 역대 우리 대통령들은 대부분 이들을 만났다. 격을 따지지 않고 만난 것은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했고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고 의전 파트너가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인데 방한 환영 의전팀이 아무도 안 나갔다.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냐"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YTN 라디오에서 "펠로시 의장의 파트너는 국회의장"이라며 "현재 방한중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회 접견실에서 만나 북한 문제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 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에 대해 약 50분간 회담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이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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