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밥상 물가 비상…정부, 할당관세 카드 만지작

식용유 65%·밀가루 35%·오이 89%·시금치 85% 급등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 벌써부터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연합뉴스

추석 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채소류, 식용유, 밀가루 등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밥상 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일정 물량의 수입품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일부 농산물에 확대 적용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7.9% 올랐다. 경북도 113.49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4%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용 유지(대구 43.3%, 경북 38.6%) 등 가공식품과 채소·해조류(대구 25.8%, 경북 24.5%) 등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올라 상승세를 견인했다.

대구의 식품 물가는 지난해 4월 이후, 경북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8.0%에 달하며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역을 대구로 한정해 품목별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식용유 가격이 1년 새 65.3% 뛰어올랐다. 밀가루 가격은 34.9%, 부침가루 가격은 35.4% 올랐다.

여기에 추석 성수품 역시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배추 가격은 48.2%, 무 가격은 17.6%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15.7%), 돼지고기(11.8%), 닭고기(20.4%) 등 축산물도 상승세를 보였다.

추석 성수품은 아니지만 장바구니 물가에 직결되는 오이(89.8%), 시금치(85.2%), 상추(71.7%), 부추(27.2%), 미나리(26.5%), 파(41.4%), 양배추(9.7%) 등 채소류도 최근 불볕더위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원재료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가격 상승 압력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이 높았던 2분기 계약 물량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식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전 분기보다 15.9%(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른 추석을 맞아 성수품 수요가 이례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최근 된더위와 강우량 증가로 채소류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수요는 늘면서 가격이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주 중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다. 우선 배추, 무, 양파, 마늘, 감자, 사과, 배, 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명태, 오징어 등 주요 농축수산물을 추석 성수품으로 분류해 관리할 방침이다. 명절 성수품 이외에도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수품과 특별관리품목 중 농산물 일부에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한 것처럼 가격이 크게 오른 농산물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가격을 낮춰주겠다는 취지다.

현재 대파, 사료용 보리·귀리·옥수수, 기름용 대두, 칩용 감자 등에는 이미 할당관세가 적용 중이다. 여기에 가격 상승세와 국내외 작황을 고려해 추석 성수품이나 특별관리품목으로 분류된 일부 농산물이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 주요 식료품 물가 상승률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8.0% 올랐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