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윤 대통령, 인적 쇄신 해야 국민 신뢰 얻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8일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는 생각을 더욱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민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으로, 지지율 폭락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던 이전의 자세에서 한층 몸을 낮췄다.

그러나 휴가 복귀 후 국정 운영 혁신의 큰 그림이 나올 것이란 국민의 기대에는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적 쇄신에 대해 "모든 국정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한 것이 그렇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문제는 휴가 기간 중 철저히 점검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들린다.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이미 여론조사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구동성으로 꼽는 것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비판을 받는 대통령실 참모진의 개편이다.

그런 점에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지율 추락의 원인에서 '인사 실패'가 첫 번째로 꼽힌다. 그만큼 인적 쇄신은 화급한 과제이다. 업무 복귀 당일 약식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인적 쇄신 방안을 밝히기 어렵다면 기본 방향만큼은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 일성(一聲)은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었다. 이래서는 돌아선 민심 특히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의 마음을 다시 얻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국정 운영 동력의 고갈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못 되는 것을 넘어 국가의 불행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전체의 문제다. 국가의 불행은 문재인 정권 5년만으로도 충분하다. 윤 대통령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은 비상한 긴장감을 갖고 국정 전반의 쇄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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