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주민 40명 모여 산사태 막았다…"누가 먼저랄 것 없이"

KBS뉴스 보도화면 캡처

지난 8일부터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산사태를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날 KBS는 9일 새벽 경기 의왕시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촬영된 제보 영상을 보도했다.

제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 산책로에 모락산의 흙이 쓸려내려 오면서 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이대로 방치했다간 산사태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경비실은 오전 1시임에도 긴급 방송을 했다.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방송을 들은 한 주민은 급히 현장으로 나서면서도 "다음 날 출근하는 분들이 많아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라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주민 30~40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쓰레받기를 이용해 물을 나르거나 고무장갑을 낀 채 돌과 흙을 치웠고,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제보자는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듯해서 한번 제보해 본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전날 오전 9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 체제로 운영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호우경보 발효 지역이 확대되자 비상 2단계 체제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

도는 산사태 우려 지역 345곳, 침수 우려 도로 71곳 등을 대상으로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피해 지역은 현장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