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업계가 서울 강남을 강타한 폭우로 최고급 외제차들이 침수 피해를 입자 보상에 비상이 걸렸다. 올 하반기 보험 손해율을 바탕으로 검토했던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손해보험협회와 각사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지난 8일부터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이날 오후 1시 기준 12개 손해보험사에 총 7천678대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이로 인한 손해액은 977억6천만원으로 1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침수 차량 중 외제차가 총 2천554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가의 외제차 피해가 다수 접수된 탓에 외제차 침수 차량의 추정손해액만 전체의 과반인 542억1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협회는 파악했다.
이 가운데는 5억원을 훌쩍 넘는 페라리도 침수 차량으로 피해 접수가 됐으며 2억3천여만원짜리 벤츠 S클래스, 1억8천여만원짜리 포르쉐 파나메라, 1억7천여만원짜리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줄을 이었다.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고급 외제차들도 각 손해보험사에 수백여 대가 침수 피해로 접수됐다.
◆비상 걸린 보험업계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시 전손 처리 등을 고려해 대당 1천만원 정도를 손해액을 추정하는데 이번 폭우는 외제차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강타하는 바람에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각 손보사는 9일 비상 회의를 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했을 정도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고가 외제차들이 몰려있는 강남 지역에서 차량 침수 접수가 밀려들면서 자동차보험 보상 쪽에서 패닉 상태"라면서 "침수되면 거의 전손 처리해야 해서 이런 고급 외제차의 경우 보험사로서는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폭우로 손해액이 1천억원에 육박함에 따라 그동안 안정됐던 손해율을 바탕으로 제기됐던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70%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한 달만 보더라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 DB손해보험은 75.0%, 현대해상은 75.7%, 메리츠화재는 73.2%, KB손해보험은 75.0%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선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강남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는커녕 향후 손해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걱정할 상황이 됐다.
◆"손실 관리 가능 수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손해보험사가 폭우로 인한 손실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진단했다.
S&P는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와 일부 지역의 침수 피해로 손해보험사에 대한 보험금 청구가 증가할 것"이라며 "보험금 청구는 주로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발생하겠지만 침수 피해 때문에 일반 손해 보험금 청구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한화손보)는 효율적인 재보험 활용으로 순손해액을 제한할 수 있으며, 상반기 손해율 관리도 잘 되어있어 세전 이익 대비 예상 손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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