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하루 10만여명의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대구에서 가수 싸이의 '흠뻑쇼' 개최가 예고되며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연장에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예정인데다, '떼창'을 하며 물벼락을 맞는 공연 방식 탓에 감염 확산에 불을 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10일 대구시와 공연 주최 측 등에 따르면, 오는 13~14일 이틀간 대구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가 열린다. 주최 측은 이틀 동안 6만4천여명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흠뻑쇼는 이름대로 관객들에게 물보라를 뿌리며 진행하는 콘서트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2019년 이후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올해 무더위 속에도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관객을 모아왔다. 지난달 9일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원, 강릉, 여수에서 진행됐고 대구가 여섯 번째다.
모처럼 무더위 여름을 씻어 내릴 수 있는 공연이 지역에서 열리는 셈이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공연 내내 수백 톤(t)의 물을 뿌려대는 특성상 마스크가 물에 젖을 수밖에 없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앞서 흠뻑쇼가 개최된 강릉 등지에서는 "콘서트 관람 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후기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강릉에서 개최된 흠뻑쇼를 관람한 한 관객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페스티벌이었고 다닥다닥 붙어있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나는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도 감염됐다"며 "아직 쇼 일정이 남았는데 가시는 분들은 이중으로 마스크 착용하는 걸 권장한다"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작성하기도 했다.
흠뻑쇼가 감염의 뇌관으로 떠오르자 공연을 코앞에 두고 예약 취소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흠뻑쇼 예약자 A(30) 씨는 "흠뻑쇼가 처음이라 기대가 큰데 언론이나 SNS에서 확진됐다는 후기가 많아 신경이 쓰인다. 괜히 갔다가 가족까지 걸리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다"며 "예약을 취소하고 지인에게 양도할지 조금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속에 흠뻑쇼가 개최되는 것을 두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시민 B(45) 씨는 "인증샷을 남기려고 마스크를 자체적으로 벗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나"라며 "관계자들이 관리하겠지만 수만 명의 사람들이 방역을 잘 지키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구시도 방역에 바짝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시는 이달 3일과 10일 두 번에 걸쳐 주최 측과 방역 대책 회의를 가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마스크를 자주 벗는 경우가 있는데 수시로 착용하라는 안내를 할 계획이다. 또 현장의 관리요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권했음에도 거부할 경우 퇴장 조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흠뻑쇼를 다녀온 후 확진됐다는 내용이 있지만, 질병관리청의 공식적인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든 관객에게 KF94 마스크 3장과 방수 마스크 1장을 배부하고 공연장 출입구에 소독 게이트 12대도 설치하면서 방역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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