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리형 비대위는 안 한다"

"짧게 운영하고 당 안정화" 주장에 "그러면 선관위 구성하라" 불쾌감
국정운영 난맥상 일소하는 컨트롤타워 역할 맡아야 한다는 주문 이어져
당정관계서도 긴장감 불어넣겠다는 각오 밝혀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들어선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새 정부 국정운영의 총체적 난맥상을 일소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지지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적지 않은 '비용'까지 지불하며 구축한 새 지도체제인 만큼 여권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여론의 강력한 요구에도 지지부진한 여권의 인적쇄신 작업도 비대위에서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비대위의 성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대구 수성구갑)은 10일 주어진 일만 소화하는 비대위는 사양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를 실무적으로 짧게 운영하고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러면 비대위를 할 거 뭐 있나. (전당대회 준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임무도 시작하기 전에 활동 폭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더욱 당 혁신작업에 대한 강한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주 의원은 9일 임명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마침 당 혁신위원회가 활동 중에 있기 때문에 좋은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대위는 당의 혁신을 적극 추구하고 혁신위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당내에선 주 위원장이 확실하게 그립을 쥐고 국정 전반의 총체적 난맥상을 치유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지역의 한 의원은 "모처럼 당의 텃밭 출신이 당권을 잡았는데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주 위원장도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여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확실하게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도 맡겨진 여당 대표로서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의 창구인 당은 정부가 민심과 괴리되는 정책이나 조치를 할 때 이를 과감히 시정할 수 있어야만 당정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며 "즉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해 정부를 견인하고 정부가 설익거나 소통이 부족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며 민심이반을 가속화하고 있는 정부를 보다 확실하게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빗발치는 내각과 대통령실에 대한 인적쇄신 요구를 비대위가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온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주저하고 있는 여권 내 인사를 비대위에서 밀어붙여야 진정한 국면전환이 가능하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