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뮤지컬 막 뒤에 숨어 있는 화려한 독침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대구 국립 창작뮤지컬 콤플렉스 조성 사업이 국정 동력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뮤지컬계 관심이 대구로 향하고 있다. 대구가 국내 뮤지컬 제2 유통시장으로 정착했고 뮤지컬 축제 도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딤프(DIMF)가 공동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하해 제작한 대구발 뮤지컬 투란도트는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2011)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딤프의 주력 상품이 됐다.

논란도 있었다. 투란도트 출생의 비밀이다. 대구가 제작비만 지원한 본적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초연 이후 국내외 140회 공연,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과 슬로바키아로 역수출되면서 '캣츠'와 '맘마미아' 수준의 12% 로열티를 받고 있다는 기자의 분석도 있었다. 로열티에는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다. 작품 인지도와 성격, 제작 규모와 관객 수입, 라이선스 재창작 방식에 따라 산정 기준이 다르다. 세계 4대 뮤지컬 라이선스가 국내로 공급하는 기준치로, 동일 요율로 적용된다고 해도 12%는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대형 냉장고와 모니터 한 대의 차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구는 창작뮤지컬 제작과 유통, 인력 양성과 교육, 공연문화 소비를 원스톱으로 하게 되고 뮤지컬 창작센터와 국립뮤지컬진흥원도 뮤지컬 콤플렉스의 한 축으로 구축되면 대구에는 뮤지컬의 본고장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뮤지컬 타운이 조성된다.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는 3천7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고,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시장에서 창작뮤지컬로 확대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 환경에 적응된 국내 관객을 대상으로 스토리, 음악, 안무, 무대 제작과 공연 환경, 배우들의 인지도와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 대박과 쪽박의 위험성을 안고도 다양한 창작뮤지컬이 개발되면서 화려한 뮤지컬 막 뒤에 숨어 있는 독침으로 제작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제작사들도 늘고 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여전히 라이선스 시장 팬덤 관객들이 선점하고 있고 일부 작품은 회전문 관객들로 특수를 보고 있다. 뮤지컬 시장도 대형 라이선스 작품과 스타 마케팅으로 개발된 특수한 작품으로 몰리는 독과점 형태이고 출연료는 제작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 산업은 철저하게 자본과 직결되고 투자 대비 위험성이 크다.

대구는 딤프가 16세로 성장하면서 뮤지컬의 화려함과 가능성을 봤다. 이제부터는 화려함에만 취해서는 안 된다. 성공의 잔치는 끝내고 막 뒤에 숨어 있는 강렬한 독침의 위험성을 선별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투하, 대구 국립 뮤지컬 콤플렉스를 조성해 2030년부터 안정적인 극장 환경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의 유통과 다양한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육성을 하고 제2의 대구발 투란도트를 개발한다고 해도 그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든 것이다.

다행인 것은 대구가 국립 뮤지컬 콤플렉스를 통해 국내 뮤지컬 산업을 주도적으로 견인(牽引)하고 산발적인 극장 공간의 뮤지컬 공연과 축제를 흡수해 창작, 제작, 축제 환경으로 통합, 미래 한국 뮤지컬의 발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수도권 중심의 문화와 뮤지컬 소프트웨어 환경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뮤지컬 축제 도시에서 생산적인 국립 뮤지컬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구 출생의 뮤지컬 도시로 성장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때다. 대구 국립 창작뮤지컬 콤플렉스는 경영이고 세계적인 프로젝트다. 뮤지컬의 막 뒤에 숨어 있는 화려함의 독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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