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영 족쇄 풀린 이재용·신동빈…삼성·롯데, 광폭 행보에 나서나

사면·복권으로 사법 걸림돌 제거해
삼성, M&A와 대규모 투자가 숙제
롯데, 국내외 대규모 투자 확대키로

12일
12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예전보다 보폭을 넓혀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뒤 작년 8월 가석방됐다. 형기가 지난달 29일 끝났지만 5년 간 취업제한 규정은 그대로 적용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조치로 취업제한이란 걸림돌이 치워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처한 경영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침체된 상황.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10만 전자'를 꿈꾸던 삼성전자는 '5만 전자'라 불릴 정도로 주가가 내려 앉은 상태다. 험한 파고 속에서 이 부회장의 능력과 자질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반도체 부문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키면서 잠재력을 갖춘 기업의 인수 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등으로 새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게 이 부회장에게 안겨진 과제다. 사면 복권 이유도 '경제 위기 극복'이니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면 대규모 투자와 고용에 나서야 할 입장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인수 합병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은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상태여서 실탄은 충분하단 평가다. 반도체뿐 아니라 바이오,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인수 합병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재계에선 이제 그가 '부'자를 떼고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 점치는 이들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2012년 44세의 나이로 부회장이 됐는데 아직 회장 타이틀은 달지 못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직함이 없는 이는 이 부회장뿐"이라며 "그가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조직을 정비, 예전 미래전략실과 같은 중심축을 만들지 주목된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이번 사면으로 한숨을 돌렸다. 롯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번 사면으로 롯데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지난 5월 앞으로 5년 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CDMO)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유통사업 부문에서도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외로도 보폭을 넓힌다. 롯데케미칼이 리튬메탈 음극재 소재 미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롯데호텔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호텔 운영을 확대한다. 바이오,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등 혁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롯데그룹의 목표다.

한편 이번 특별사면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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