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준석은 없지만…새삼 주목받는 '국힘 혁신위'

윤핵관 이외 영향력 행사 유일…1호 안건 늦어도 이달 말 발표
건의·제안 채택 여부는 불투명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 2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 2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자동 해임'으로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혁신위)의 운명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외 사실상 여권에서 유일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기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인 지난 6월 27일 이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출범했다.

정치권에선 수해복구 현장 망언 등 여권의 총체적 난맥상이 좀처럼 숙지지 않는 상황이라 혁신위의 존립 이유는 충분하다면서도 혁신위가 제안하는 내용을 향후 당 지도부가 채택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혁신위는 현재 ▷인재를 키우는 정당소위원회(인재소위) ▷당원이 중심 되는 정당소위원회(당원소위) ▷민생을 우선하는 정당소위원회(민생소위) 등 3개 소위원회를 구성해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는 22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각 소위원회가 준비한 안건들을 점검·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적인 성과인 '1호 혁신안'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이달 말~내달 초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관심 분야는 공천혁신안이다. 혁신위는 선거 때마다 불거진 '졸속 공천'·'정실 공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소 6개월의 공천 기한을 보장하고 당 대표의 공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전국위원회가 임면권을 쥔 윤리위원장이 공천내용을 검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 서울 한 복판에서 물난리가 났는데 대통령은 사저에서 전화로 재난상황을 지휘하고 여당 현역 국회의원은 '사진 잘 나오게 비가 좀 더 오면 좋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 등 여권 전반이 지금 총체적인 위기이기 때문에 민심수습을 위해서라도 혁신위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가 성난 민심을 달래는 수준 이상의 활동, 당내 신 주류의 공천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당의 변화를 촉구할 경우에는 혁신위를 대하는 지도부의 태도가 일거에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의 혁신 의지를 상징하는 존재로 대국민 이미지 개선 주도역까지는 용인할 수 있지만 권력의 근본영역까지 침범하는 시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친윤계의 한 중진의원은 "혁신위의 존재는 '윤핵관'과 '친윤계' 등 당을 향한 비호감 표현을 중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어떤 당 지도부가 들어서도 활동자체는 장려할 것"이라면서도 "혁신위가 지도부의 핵심 권한인 공천과 관련한 내용을 건들면 혁신위 건의사항에 대한 결정을 하염없이 미루는 방식으로 견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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