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도심 내 강변 산책로에서 발견된 어린 돼지 '꽃분이'가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돼지 꽃분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인근에서 사업하는 A씨였다. 지난 6월 중순쯤 A씨는 안동시 수상동 일대 강변에서 운동하던 중 베이지색 몸통의 괴생명체를 산책로에서 발견했다. A씨는 해질녘 어슴푸레한 시간대여서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괴생명체의 정체는 짧은 다리와 통통한 배, 코에 검은 반점이 매력적인 어린 돼지였다. 처음에 A씨는 어린 돼지에게 다가가 봤지만 금세 강물 쪽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며칠 간 해당 지역에서는 어린 돼지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돼지를 보고 놀란 일부 시민들이 119에 신고를 하면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시 안동은 6월 중순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물이 크게 불어난 상황이었다.
A씨는 "사업체 인근에는 축사가 없기 때문에 강 상류지역 축사에서 물살을 타고 내려왔거나 물길을 타고 올라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꽃분이가 인근 돈사에서 탈출해 수로를 따라 이동하다 강변에 정착하게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최근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어린 돼지가 홀로 생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정체모를 괴생명체에서 귀여운 아기돼지로 정체가 탄로나면서 강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꽃분이'라는 귀여운 이름도 지어졌다. 꽃분이란 이름이 지어진 배경도 재미있다. 흔히들 뚱뚱한 사람을 돼지라고 비하해 부르곤 하는데 어린 돼지에게 '돼지야'라고 부르기 미안해서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따뜻한 관심과 함께 따뜻한 손길도 이어졌다. 꽃분이가 나타나는 이동 반경 업체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그의 식사를 챙기는 것이었다. 주변 업체 사람들은 인터넷과 지인 등을 통해 돼지가 주로 먹는 음식을 찾아보고 그에 맞게 식단을 짜주고 있다.
꽃분이의 첫 발견자이자 식사당번 중 한 명인 A씨는 "처음에는 저를 보고 도망을 갔지만, 요즘은 매번 식사를 챙겨줘서 그런지 제가 갈 때면 수풀에서 나와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온다"며 "저 말고 여러 명이 꽃분이의 식사를 챙겨주는 것으로 아는데 주변에 천적이 될만한 동물이 없다 보니 안전하게 강변에서 생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 한 수의사는 "돼지는 땀구멍이 제대로 발달돼 있지 않아서 더위에 특히나 취약한 동물인데 제대로 된 거처도 없이는 장기간 야외에서 생활하기엔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며 "아울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개체가 아닌지 파악할 필요도 있어 보이고 건강을 위해서도 보금자리 마련 등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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