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라이온즈·대구FC, 반등과 추락·사령탑 사퇴까지…부진 딛고 날아오를까

삼성, 13연패 수모 겪은 후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로 바전 꾀하는 중
대구FC, 10경기 무승 2부 강등 위기…새 지도자 물색 긴급 과제
최고의 해 보냈던 작년 떠올리며 '팀 안정화' 해법 찾아야

허삼영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왼쪽), 알렉산더 가마 전 대구FC 감독.
허삼영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왼쪽), 알렉산더 가마 전 대구FC 감독.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2대3으로 패배한 삼성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의 패배로 삼성은 12연패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2대3으로 패배한 삼성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의 패배로 삼성은 12연패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대구 대표 프로스포츠팀인 삼성라이온즈와 대구FC가 동반 부진에 이어 사령탑 자진 사퇴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두 팀은 마치 '평행선'을 달리듯 최근 너무나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나란히 정규리그 2위로 반등에 성공한 삼성과 창단 이후 최고의 리그 성적인 3위를 기록한 대구였기에 올해 동반 추락은 팬들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최근 감독대행 체제로 변신한 이들 두 팀이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극복하고 화려한 반등의 날개짓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로축구 대구FC의 제카(가운데)가 지난 4월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3차전 우라와 레즈(일본)와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대구FC의 제카(가운데)가 지난 4월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3차전 우라와 레즈(일본)와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반등…올해는 동반 추락

프로야구 삼성은 5년간의 암흑기를 지나 지난해 리그 2위를 기록,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첫 가을야구 개최를 이뤄냈다.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이은 다승왕 등극,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의 득점왕과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 등 팀으로나 선수 개인으로 라팍 시대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대구FC 역시 지난해 이병근 감독의 지휘 아래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인 리그 3위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선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올랐으며, FA컵 준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호기롭게 나섰던 삼성과 대구는 기대와 달리 올해 시작부터 삐긋하며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잠시 반짝 치고올라갔던 때도 있지만 삼성은 창단 첫 최다 연패인 13연패의 수모를 겪으면서 리그 9위로 떨어졌고, 대구 역시 올 시즌 리그 12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작성했지만 최근 10경기 동안 무승(5무 5패)에 그치며 리그 9위로 추락해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몰렸다.

◆부진 책임안고 물러난 감독들

팀의 부진에 삼성과 대구 모두 감독이 자진해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1일 허삼영 삼성 감독은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프런트 출신으로 '데이터 야구'로 관심을 끌며 1군 사령탑에 오른 허 전 감독은 두 시즌 반이 조금 넘는 기간 팀의 성공과 부진을 모두 경험했다.

2020년 부임해 첫 시즌을 8위로 마친 허 전 감독은 2021년 삼성을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으며 팀에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출전권을 선물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 구단 역사상 최다인 13연패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고, 결국 1일 자진 사퇴했다.

허 전 감독은 개인 통산 178승 16무 188패, 승률 0.486의 성적을 남기고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1991년 투수로 시작해 32년간 이어온 삼성과의 인연도 마지막이었다.

대구 역시 14일 가마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이병근 감독과 결별한 대구는 브라질 출신의 가마 감독과 손을 잡았다. 2002년 브라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가마 감독은 2009년 프로축구 경남FC 코치로 부임해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2011년에는 당시 조광래 대구 대표가 지휘하던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면서 맺은 인연으로 대구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가마 감독은 태국의 명문 축구팀 부리람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등 대구를 우승으로 이끌 새로운 감독으로 기대를 모았다.

'우승 청부사'로 대구에 온 가마 감독이었으나, 추락과 반등을 오가면서 예상 밖의 결과를 내놨다.

5월 5일 수원 삼성전을 시작으로 7월 9일 울산전까지 12경기 무패(3승 9무)를 달리면서 기대감은 높아졌다. 비록 무승부의 비중이 크긴 했지만 구단 역사상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전 이후 4연패와 맞물리며 대구는 최근 10경기에서 5무5패로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순위가 강등권 직전인 9위(승점 27점)로 급락했다. 대구가 10위 수원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이 같다는 점에서 이미 강등권이나 다름없다. 가마 감독이 큰 책임감으로 결국 사퇴 결정을 하게되는 계기가 됐다.

◆감독 대행체제 속 과제는?

삼성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대행. 연합뉴스
삼성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대행. 연합뉴스

감독 사퇴 이후 삼성은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로 돌입했고, 대구는 가마 감독을 대신해 최원권 수석코치가 지휘한다.

가장 큰 과제는 무엇보다 팀의 안정이다.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 사령탑의 교체는 자칫 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과 대구는 부진의 주요 원인인 선수단의 '부상'과 '체력 부담'을 해결해나가야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삼성은 개막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이후 구자욱, 김상수, 양창섭, 김지찬, 이재현,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등이 주축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는 등 올해 유독 '완전체'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재현, 김현준, 오선진, 김태군, 김재성 등 재조명 받는 선수들이 발굴됐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재는 긴 호흡으로 치르는 리그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 감독 대행 체제 속에서 삼성은 15일까지 4승5패를 기록했다. 가을야구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확실히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이젠 내년 시즌을 대비해 선수단을 더 단단히 뭉치게 만드는 구심점 역할이 필요하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K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 등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면서 선수단의 체력적 부담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 부상자를 대체할 선수층이 얇다. 팀의 에이스 공격수 세징야(브라질)를 비롯해 홍철, 홍정운 등 주축 자원들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구는 하루빨리 신임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이지만, 가마 감독의 사퇴가 워낙 급작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에 아직 물망에 오른 후보는 없다. 팀의 안정화와 새 지도자 물색까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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