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면 대규모 식량 공급은 물론 북한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도 지원한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단계별로 대북 경제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와 개방을 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내에 3천 달러가 되도록 지원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과 유사하다. 북한이 호응할지 의문이다. 북한은 '비핵·개방 3000'을 철저히 외면했다.
통일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과 함께 체제 안전 보장 방안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 내려면 경제 지원만으로는 어렵고 북한이 우려하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정치·외교·군사적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담대한 제안'에는 체제 안전 보장이 빠졌다.
이를 두고 체제 안전 보장은 미국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가 무엇이건 윤 대통령의 '제안'이 '비핵·개방 3000'과 같은 길을 갈 우려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체제 안전을 보장해 준다고 북한이 비핵화를 할지 의문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핵 개발을 해 온 것을 보면 그렇다. 체제 안전 보장 제안은 비핵화를 이끌어 내지도 못하면서 김정은 폭압 체제의 북한을 '정상 국가'로 만들어 주는 패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체제 안전 보장의 대전제는 비핵화의 단계적 이행이 아닌 선결(先決)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제안은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지만 섣부른 체제 안전 보장은 금물이라는 점에서 차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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