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성동 재신임에…이준석 "어디가 비상, 누가 책임진거냐"

정치 복귀 포석 여론전에 올인…내밀한 내용 폭로로 수위 높여
"비상상황 선언 직무대행이…" "사퇴 시기 조율 접촉 내가 거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으로 '자동 해임'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소속 정당을 향해 연일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자신을 밀어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가 하면 당 내홍과정에서 전개됐던 내밀한 내용까지 폭로하며 공격수위 높였다.

정치권에선 비대위 전환에 법적대응으로 응수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이 전 대표가 향후 정치복귀를 위한 사전 포석차원에서 여론전에 모두 걸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자 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내부총질 문자와 '체리따봉' 받은 걸 노출시켜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상황을 선언한 당 대표 직무대행이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며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누가 책임을 진겁니까!"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에 대해서 당 대표를 내치고 사태종결?"이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 측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윤핵관' 측에서 본인에게 접촉해 오는 여러 주체가 있었지만 그 때 협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사기 딱 좋고 기본적으로 신뢰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일언지하에 '그런 얘기 하지도 말라'고 그랬다"고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어 "이상한 제안을 할 것 같아서 사람을 안 만났더니 '이준석에게 전해라'는 식으로 억지로 꽂아놓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상한 거 전달한 다음에 '이준석한테 이거 협상했다'는 식의 반응이 나올까봐 요즘 저 돕는 사람들한테도 '아무것도 전달하지 마라'고 하는데 그 안에 보면 별의별 것이 다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지난 6월 독대한 것을 대통령실에서 부인한 것과 관련해서도 "마지막 결론은 이준석 거짓말쟁이 만들기를 위한 작전으로 갔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윤핵관'을 '진박'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후회가 되는 지점은) 공천학살 때 '진박(眞朴)'이라고 해서 호가호위하는 분들이 나왔을 때 미리 제압하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 익명 인터뷰하고 당내 사고 치는 걸 보면 '진박'보다 결코 '윤핵관'이 못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향후 정치적 재기를 염두에 두고 살아있는 권력을 정면으로 조준하고 당의 역린까지 건드리며 총력전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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