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위원회'를 이르면 내달 중 출범시킨다고 한다. 국가균형발전 국정 과제와 정책을 총괄할 기구다. 지역 공약 실천의 범부처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된다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해묵은 숙제에 선언적 효과만 누리고 흐지부지한 이력이 있어서다. 지방시대위원회에 독립 부처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당연하다고 보는 이유다.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계획은 대통령직인수위 때부터 나왔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인수위의 명확한 목표 설정에 기대감은 컸다. 특히 운용 예산 등 강력한 집행 기능을 갖춘 부총리급 독립 부처로 격상한다는 안이었다. 지방시대위원회 위상이 자문 기구에 그쳐서는 제 역할을 해내기 어렵다는 제언도 잇따랐던 터였다. 기실 국가균형발전 구호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인구뿐 아니라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빨대 효과가 나타난 지 오래다. 1인당 지역 내 총생산, 단위 면적당 주택 매매 가격은 물론 신용카드 사용액 등 소비 능력까지 압도적인 차이다. 지방 소멸의 경고등은 진작 켜졌다. 강력하고 전방위적인 정책이 아니고서야 공고해질 현상이다.
이런 불균형을 깰 묘수로 기대됐던 지방시대위원회의 최근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보인다. 설상가상 규모 축소라는 소극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서는 지난 정권들의 기시감마저 든다. 지방시대위원회가 대통령 자문위원회 수준으로 역할이 축소된다면 이전 정권의 전철과 다를 것이라 긍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들 역시 한목소리로 균형발전을 주창했지만 현실화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균형 맞추기가 국가 운명의 사활을 건 과제라는 건 자명하다. 오히려 국가균형발전 패러다임 대전환은 막힌 국정을 뚫는 용해제가 될 수 있다. 결국은 실천 의지다. 지방시대위원회가 권한 없는 조직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일원화된, 강력한 추진 체계를 갖추려면 독립 부처로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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