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 더 영화 같은 작전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수행되는 중이다. 당헌 개정을 통한 '이재명 1인 구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둘은 닮은 점이 있다.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한 사람을 구명한다는 점이다. 라이언 일병은 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투입된 미군이었다. 다른 3형제가 전사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았으나 적지에 고립되었다. 대통령이 구출 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의원은 민주당 대표 후보자이자, 팬덤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이다. 대선 패배와 각종 의혹 수사로 정치적 사지에 내몰렸다. 팬덤 개딸들이 당원 청원을 통하여 사실상 구출 명령을 내렸다.
민주당 당헌 제80조는 당직자가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즉시 직무가 정지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직무 정지의 요건을 '기소'에서 '1심 금고 이상 형의 유죄 판결 선고'로 문턱을 높인 것이다. 누가 봐도 이재명 방탄용임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이 후보자는 자신이 구명 대상자임을 부인한다. 그러나 모든 증거와 정황이 구명 대상자로 이재명을 가리키고 있다. 우선 이 후보자는 '사법 리스크' 올가미가 씌워진 첫 번째 정치인이다. 그리고 법인카드 유용,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불법 후원, 대장동 개발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박용진 후보자가 당 대표로 유력하다면 당헌 개정 시도가 없었을 것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하면, 이 후보자가 구명 대상자임은 명백하다.
당헌 제80조는 민주당의 혁신의 아이콘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2015년 김상곤 혁신위원장, 조국 위원 주도로 만들었다. 당시 야당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부정부패와 단호하게 결별한다는 절박함으로 '반부패 혁신안'으로 내놓은 대표 상품이다. 당의 개혁 정신과 가치를 담고 있는 규정이자, 최소한의 도덕성 확보를 위한 기본 원칙인 셈이다.
이런 당헌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창피하다' '민심에 반하는 내로남불의 계보를 잇는 행위' '이재명 후보 1인 구하기' '위인설법'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꼼수 당헌 개정'이라는 비판 등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혜자인 이 후보자는 당헌 80조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특히 검찰의 야당 탄압의 루트가 될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비쳤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희생정신, 그리고 전우애를 보여준다. 아울러 밀러 대위를 책임자로 하는 8인의 특수대원 사이에 다수 병사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라이언 일병 한 사람을 구하는 행위에 대한 회의와 불만이 제기된다. 이에 대하여 밀러 대위는 "라이언이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야지. 고향에서 사람들 병을 고쳐주거나, 수명이 긴 전구를 만든다거나 말이야"라고 설득한다. 라이언은 밀러 대위의 기대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증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발견된 라이언이 동료들을 두고 갈 수 없다면서 전선에 남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구하기는 4류인 우리 정치의 수준을 '등급 외'로 떨어뜨리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민주당의 지속가능성과 확산성을 갉아먹는 해당 행위이다. 한 정당의 혁신 아이콘을 저격하는 자해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자는 이른바 투사(投射)의 방어기제를 취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이나 근본적인 원인은 외면하고, 책임을 전가한다. 원래 이 방어기제가 작동되면 내적 성찰보다는 편 가르기와 책임 전가에 주력한다. 이 후보자는 '내가 돈 1원이라도 받았느냐, 왜 나보고 마녀라고 하느냐'면서 '마녀라는 증거를 대라'고 항변하였다. 이는 정치의 가치와 당의 지속가능성의 훼손이라는 엄청난 희생에 대한 모독이다.
이 후보자는 '법규보다 염치가 앞서는 곳'(유안진 시인) 안동 출신답게 당헌 개정을 반대하거나, 수혜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염치를 보여야 한다. 최소한 야당 탄압 루트를 개설한 문 전 대통령 등에게 항의하고, 자신이 구명 대상자가 될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라이언 일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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