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 대통령 "비판 겸허히 수용…민심 겸허히 받들겠다"

반등 위해 절실한 인적 쇄신·여권 분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 피해
일본 기자 '기시다 회동' 관련 질문엔 답 못하기도…국가 간 오해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가 1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향후 국정 방향 및 지난 100일의 성과에 대해 20분 간 설명했지만 특별히 새롭거나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집중호우 수혜와 관련해 피해·지원·복구·예방대책 등에 대해 먼저 언급한 뒤 민생 경제, 소주성(소득주도성장) 폐기, 민간·시장·서민 중심 경제정책, 규제혁신, 과학기술 인재 육성, 우주·원전·바이오헬스 산업, 방산 수출, 노사문화, 주거정책, 한미 및 한일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등 주요 국정과제·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 이어 30여분 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12개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시작부터 '국민'을 반복해서 말하며 '국민을 위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근 폭우 피해 관련해서도 "많은 국민들께서 큰 고통과 피해를 받고 계신다"며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 책임이다. 국민들께서 안심하실 때까지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모두발언을 말미에서도 국민의 뜻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 하겠다"고 밝혔다.

◆지지율·도어스테핑 등 비판 수용

국정 운영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선 '연연하지 않는다'던 이전 기조와 달리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고 했다.

도어스테핑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엔 "여러분들께서 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 없겠지만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또 국민들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용산으로 왔고, 과거와 달리 저(대통령)와 우리 참모들이 함께 근무하는 이곳 1층에 기자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그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국민들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고 미흡한 점들은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 쇄신·여권 분열 등 민감한 현안엔 즉답 피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과 국정 운영 정상화를 위해 절실한 인적 쇄신 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윤 대통령 지적 등 여당 내 집안싸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인사 문제가 꼽혔다'는 질문에 대해선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며 "대통령실부터 그동안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지금 짚어보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에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이런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또 '기시다와의 정상회담'과 관련된 일본 기자의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아 그 이유에 대한 의문과 함께 국가 간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메모하는 습관이 없어 답을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에 아무런 메시지를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서면으로 답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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