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지만 시장엔 좀처럼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라는 강수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구 미분양 주택 물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6천718가구에 이른다. 6월 말까지 통계에 잡힌 미분양 물량에 신규 미분양 물량을 더하면 미분양 가구 수는 1만 가구를 넘긴다.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긴 건 10여 년 만이다. 주택 경기가 침체되면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
대구는 입주자로 선정된 날로부터 3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현 소유 주택을 팔고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로 가려는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구축 아파트나 새 아파트 중 하나를 매매해야 할 상황인데 새 아파트는 입주 때까지 전매할 수 없으니 구축 아파트를 급매물로 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매제한을 해제하면 분양권을 양도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 대구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 등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는 미분양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근본 해결책이 아닌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장에 기대서는 미분양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 미분양은 경기 변동 등 거시적 영향이 더 크다. 대구는 공급이 넘쳐 투기 수요가 밀고 들어오는 부작용이 적을 것이다. 만약 투기 조짐이 보인다면 다시 규제하면 된다. 분양권 전매제한은 미분양이 넘쳐나는 지역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는 건설업계, 분양업계만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급격히 경색되는 주택경기가 지역 경제 전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시기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정부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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