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가족이라는 착각

이호선 지음/유노라이프 펴냄

대구중구가족센터 상담사들이
대구중구가족센터 상담사들이 '금쪽가족상담소' 부스를 만들어 부모양육태도검사, 우울증 진단검사, MBTI성격유형검사 등 심리검사를 소개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어느 날부터 '가족'은 TV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됐다. 한동안 연예인들이 가족과 함께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이 주목 받다가, 이제는 일반인들이 출연해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양육, 이혼 등 저마다 집 속에 꽁꽁 숨겨놓았던 가족 문제의 민낯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가족 관계에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요즘 가족을 위한 처방전이다. 지은이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호선 교수는 가족 때문에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건강을 돌봐왔다.

"가족 사이의 적정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요?" 이 교수는 어느 환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쓰다보니 길어져서 책이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식, 부부 사이, 노부모와의 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폭력과 학대, 크고 작은 고민과 갈등을 다룬다. 또한 다양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관계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마음의 짐과 노력해야할 것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설명한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나뉜다. 피붙이라는 이유로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상처, 나도 모르게 툭 던지는 언어폭력과 이기적인 심리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부 사이, 나이 든 부모와 자식에게 생기는 마음의 갈등을 먼저 살펴본다. 이어 부모와 자식의 관계 회복을 위한 과정을 짚어보고, 독립된 존재로 서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가족이니까 다 괜찮다는 착각'을 버려야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가족이니까 상처를 줘도 이해하리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바꿀 수도 끝낼 수도 없는 관계 속에서 생채기가 점점 곪아갈 수 있다는 것.

지은이는 글을 마무리하며 '가족에게는 그리울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족간의 소통을 우선으로 하되, 상처주지 않을 만큼의 적정한 거리두기가 오히려 가족을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희뿌연 안개가 걷히면 대상이 명료하게 드러나듯, 자신과 가족을 객관화하면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어떤 존재인지 비로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건강한 가족 관계의 회복을 원하는 이들, 가족 사이의 적정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 이들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280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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