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내린 기록적 폭우를 계기로 대규모 지하 빗물 저장소(대심도 저류배수 시설)를 건설하기로 한 가운데, 대구시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과 9일 서울 등 수도권에선 이틀간 500㎜에 가까운 폭우로 도심 곳곳이 침수됐다. 수해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강남 등 상습 침수 구역에 대심도 저류배수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빗물 저장소라고도 불리는 이 시설은 지하 40~50m 깊이에 설치한다. 수십만 톤(t)까지 저장이 가능해 침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대심도 저류배수시설의 효과는 이번 폭우를 통해 입증됐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양천구 신월동에 해당 시설을 설치했고, 이달 8, 9일 동안 이 일대에는 침수 피해가 없었다. 해당 시설은 최대 32만 톤(t)까지 빗물 저장이 가능해 시간당 95㎜의 폭우에 대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구도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0년 7월 내린 폭우로, 북구 노곡동 일대 주택 44채와 차량 96대가 침수‧파손됐다. 2020년에는 8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약 252㎜의 비가 내려 서구 비산동 주택과 내당동 지하의 한 교회가 침수됐다.
전문가들은 대구도 저지대 등 침수 우려 지역을 대상으로 대심도 저류배수 시설 도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대구는 앞산과 팔공산으로 막혀 있어 강수가 적은 지역으로 구분되지만 서울처럼 정체전선 등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는 언제라도 겪을 수 있다"며 "대구는 분지라서 물이 빠져나가는 데 불리한 측면도 있다.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대심도 저류배수시설을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현시점에서 대심도 저류배수시설 도입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적 건설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다.
대신 대구시는 실시간 하수관로 수위 측정 시스템을 구축한다. 폭우 시 적정 수준을 넘어 침수가 우려될 때 자동으로 배수되는 빗물 펌프장을 설치한다. 지난 7월 설계 용역에 착수했고, 오는 2024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위 측정 및 제어 시스템은 이전에 침수됐거나 민원이 잦았던 지역 130곳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대심도 저류배수시설은 장기적인 과제로 봐야 하고, 내부적으로 시설 견학을 위해 서울에 가보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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