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선거구 염두에 둔 군위군 대구 편입 연기 주장, 가당찮다

군위의 대구 편입 시기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착공 후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5년으로 예정된 통합신공항 착공 시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다음 총선이 있는 2024년 이후로 미루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이자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의 입을 빌린 것이지만 경북에 지역구를 둔 일부 국회의원들의 의견으로 보인다. 군위의 대구 편입을 최대한 늦추려는 시도가 처음 나온 얘기도 아닌 탓이다.

한마디로 철 지난 소리다. 군위의 대구 편입 관련 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거라 기대하는 지역민들이다. 편입 시기를 더 늦추자는 주장은 당혹스럽다. 통합신공항 이전을 조건으로 군위의 대구 편입은 약속된 바다. 최근 통합신공항 이전 밑그림까지 다 나왔다.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만 남아 있다. 이런 마당에 결이 다른 얘기를 꺼내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착공도 안 된 상태에서 편입 얘기를 한다면 도민이 생각하기에 '땅도 주고 사람도 다 줬는데 얻는 게 뭐냐'라고 반문하게 된다"는 논리도 어색하다. 당장 눈앞에 당근이 보여야 한다는 경솔한 주장이다.

편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주장도 실상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 5월 있은 여론조사에서 군위 군민의 87%가 "대구 편입을 위한 계획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편입이 지체되면 군위 군민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민심 이반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내년 1월 1일을 편입 시기로 맞춰 관련 사안들을 정리하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 행정안전부로서도 갑작스럽다.

특별법 통과에 앞장서야 할 이들이 지난 이슈로 민심을 쪼개는 건 온당치 않다. 지역구 변동에 자신들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건 이해할 만하지만 약속을 뒤집는 것처럼 비쳐서도 곤란하다. 무엇보다 지역구 변동은 인구 감소 문제와 직결된다. 군위의 대구 편입으로 줄어드는 인구만 보는 건 일차원적이다. 통합신공항 건설과 군위의 대구 편입으로 산업 시설을 유치해 인구 늘리기 방안을 찾는 게 옳다. 그게 민심에도 부합하며 정치적 도의에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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