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 달라 해 골치 아프다"라고 말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건강 악화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아들에게 많은 금액을 줬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은 22일 '대장동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와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 회계사가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관계자들과 대화 등을 녹음한 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됐다. 녹음 파일에는 2020년 4월 김 씨가 정 회계사에게 "사람들 욕심이 참 많다. OO(곽 전 의원의 아들) 아버지는 아들 통해서 돈 달라 한다"라고 말했다. 정 회계사가 "형님(김 씨)도 골치 아프겠다"라고 위로하자 "응, 형은 골치 아파"라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곽모 씨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같은 재판부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은 아들과 퇴직금은 물론 화천대유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씨 역시 "큰 금액은 맞지만 조카처럼 아끼던 곽 씨가 건강 악화로 사회생활을 못하게 돼 보상 차원으로 많은 금액을 줬다. 곽 전 의원에게 편의 제공을 부탁하며 대가를 준 일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 회계사 등이 대장동 사업 초기 동업자인 정재창 씨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그는 사업에서 배제된 뒤 민간 업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자 로비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120억 원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녹음 파일상 정 회계사는 "(정 씨가) 계속 협박하면 저하고 남욱이가 내놓을 줄 알았다. 왜냐하면 합의해 놓고 한 번 더 화를 내니까 120억 원으로 늘어났지 않느냐"며 "제 생각에는 너무 아깝다. 120억 원은 협박해서 받아내기에는 큰 금액"이라고 토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정 씨는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에게 '더 이상 어떠한 민형사상 요구도 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썼다고 한다. 이어 정 회계사는 정 씨의 협박 대상은 김 씨라며 "돈 더 달라고 형님에 대해 협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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