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도시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이후부터 오페라, 뮤지컬, 포크 등 다양한 음악 축제를 펼치고 있다. 오타와, 몬트리올, 파리, 브뤼셀, 요크 등의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일말의 아쉬움도 있다. 독주 악기 음악인들을 연결하고 한 자리에 모으는 '판'의 역할을 하는 실내악 페스티벌이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대구챔버페스트'를 결성한 이유이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지, 폴란드 출신의 첼리스트 야로슬로브 돔잘, 피아니스트 정수현과 김지영, 작곡가 이정연 등 대구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과 함께 단체를 만들었고, 지난 3월 11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창단연주회를 진행했다.
실내악은 말 그대로 실내 크기의 방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다. 역사적으로 실내악 공연은 비공식적이어서, 모차르트와 그의 친구들이 현악 4중주를 연주하기 위해 모였던 장소도 누군가의 거실이었다. 상류층의 가정에서 열리는 사교적 집회로서 살롱은 실내악이 이루어지는 최적의 장소이다. 음악 아마추어들이 삼삼오오 모여 샹들리에의 화려한 불빛 아래 앤틱 가구의 소파나 의자에 앉아 그들만의 시간을 즐겼다.
오늘날 실내악이 연주되는 장소는 일반적으로 콘서트홀이지만, 거실에서부터 도서관 시청각실, 대공연장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든 연주가 가능하다. 독주 악기 연주자가 2명 이상만 있으면 된다. 대구챔버페스트는 올해 대구 실내악 페스티벌을 주교좌계산대성당과 영남대학교병원 이산대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8월 29, 30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다. 대구챔버페스트와 영남대학교 병원이 공동 주최·주관해 주제도 '메디-뮤직'이다. 지치고 힘들었던 대구 시민들의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기고자 음악인과 의료인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음악은 흥겨움과 마음의 위안으로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그늘에도 따스한 빛을 선사한다. 또한 음악은 인간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고, 암세포를 비롯한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는 자연살해세포를 크게 활성화한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바이러스를 대비해 우리는 감성 클래식을 들으며 면역을 강화시켜 보자.
8월 29일 저녁 7시 30분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는 6 첼로앙상블이 헨델의 '라르고' 등 아름답고 따뜻한 첼로 하모니를 선사한다.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가 자신의 어린 딸을 잃고 그에 대한 슬픔과 딸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표현한 피아노 3중주도 함께 연주된다. 대구 실내악이 연주되는 계산성당은 특히 천장이 높고 6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좋은 울림을 선사함은 물론, 성당 자체가 하나의 '명악기'가 된다.
8월 30일 공연은 코로나로 인해 영대병원 환자, 보호자, 원내 직원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직원들의 교대 시간에 맞추어 오후 3시 30분에 공연이 시작된다. 사공민 안과 전문의와 천은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건강지킴' 강의에 이어, 피아노와 현악이 어우러지는 실내악이 연주된다.
레게 음악의 황제 밥 말리는 말한다. 음악이 좋은 한 가지 이유는 아픔을 잊게 하는 거라고. 뮤직 메디컬 케어! 음악처럼 조화롭게, 의학처럼 건강하게! 우리의 몸과 마음의 평화를 위한 음악 바로 그것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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