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시는 한미 연합 훈련이 북한과 거래 수단이 돼서는 안 돼

한미 야외 기동 및 지휘소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 프리덤 실드·UFS)가 22일 개시됐다. 병력과 장비를 실제 기동하는 훈련이 4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다음 달 1일까지 9일간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공격 헬기 사격, 대량 파괴 무기 제거, 교량 구축 등 13개 분야에서 대대급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4년간 맞춰 보지 못한 연합작전 능력을 조속히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연대급 이상 훈련은 미군의 준비 시간이 필요해 내년쯤 실시될 것이라고 한다.

UFS는 형해화(形骸化)된 한미 연합 훈련을 정상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문재인 정권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3대 연합 훈련이었던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을 사실상 중단했다. 훈련을 하더라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 연습(CPX)에 그쳤으며 실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야외 기동 훈련은 대대급 이하로 축소했다.

이 때문에 '군 실전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게 제기됐다. 실전과 같은 훈련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미국 측에서 특히 그러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은 "평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미 연합 훈련이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한 사이 북한은 남한을 타격할 신형 탄도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 지대지 전술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속속 완성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장·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레드라인'마저 넘었다.

문 정권은 '남북 평화 쇼'를 위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용서할 수 없는 국민 배신이자 동맹 배신이다. 다시는 이런 안보 자해(自害)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담대한 제안을 한 윤석열 정부도 북한과 대화하되 한미 연합 훈련은 절대로 거래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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