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립습니다] 송경철(태화텍스타일 대표) 씨의 아버지 故 송명출 씨

"나를 키운 8할은 아버지, 든든한 버팀목처럼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는데…"

아들 송경철(사진 왼쪽) 씨와 아버지 송명출(사진 오른쪽) 씨. 가족 제공
아들 송경철(사진 왼쪽) 씨와 아버지 송명출(사진 오른쪽) 씨. 가족 제공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도 이제 막바지다.

계절이 바뀔때 즈음, 항상 든든하고,나를 묵묵히 응원해 주면서 늘 곁에 함께 할 것만 같았던,아버지가 천국으로 떠난지도 벌써 일년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격리기간이 한창이던 작년 1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몸에 열이 나고,숨이 차다고 하여 급히 대학병원에 입원하셨다. 가족들은 모두 코로나19에 걸린줄 알았다.

검사 결과 폐에 공기가 차는 기흉이 찾아온 것이었다.

평소 아버지는 소식(小食)가이면서,건강한 편이었고,잔병이 없었기에 금방 퇴원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정밀검사 결과 결핵균도 있었고 폐렴증상까지 보여 입·퇴원을 반복하시다가 몸이 더 악화되어 작년 가을이 시작될 무렵 하늘의 별이 되셨다.

정말 가슴이 미어지고,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아버지와 함께한 50년 세월이 스쳐 지나가면서 앞으로 아버지없는 세상이 너무나 허망할 것 같았다.

유년시절 아버지는 둘째인 나를 항상 잘한 일에 칭찬해 주면서 이뻐해 주셨다. 내가 중학생 때 한번은 도시락을 안 가져 갔는데 그 날 아버지께서 직접 봉덕동까지 버스를 타고 도시락을 전해 주셨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자식사랑을 고히 간직하며 살았다.고교 입학때는 아버지는 자신이 나온 모교(대구고)에 내가 배정 받았다며 무척 기뻐하셨다. 그리고 고교시절 내내 나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셨다.

대학 입학 학력고사를 보던 날. 아버지는 저녁에 직접 시험답안을 교육방송을 보면서 체크해 주셨다. 늦게 귀가한 자식이 좋은 대학에 꼭 합격하기를 바랬던 것 같다.대학 졸업 후 IMF 경제위기 속에 내가 취업을 했을때도 아버지는 항상 나를 응원해 주셨다.

열심히 회사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에 모범이 되고, 승진하기를 당부하셨다.

결혼을 하고,10여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창업을 할 때에도 아버지께서는 한번도 반대를 하지 않고 나를 믿고 응원해 주셨다. 항상 근면하고,거래처와 이윤보다도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라고 당부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믿음과 용기를 많이 주셨던 것 같다. 또 나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처럼 나를 지탱해 주면서 영원할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학창시절 공부도 꽤 잘 하셨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포기했지만 항상 평생 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즐기시며 사시는 분이셨다. 아버지는 주말에는 항상 도서관에 다니며,책을 가까이 두고 독서를 많이 하셨다. 또한 직장을 그만 두시고는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셨다. TV에 나오는 관광명소나 맛집이 있으면,메모해 두었다가 나와 함께 직접 찾아 다녔다. 간혹 혼자서도 여행을 다니시고 하였다.

항상 잘하는 자녀에겐 칭찬을 아끼지 말라 하셨고, 평소 근면, 성실을 강조하셨다. 내 인생의 나를 키운 8할은 아버지였던 것 같다. 지금도 살아계셨으면 노인복지회관도 다니시고 도서관에서 책도 읽으시고, 더 좋은 명소도 여행했을텐데…. 너무나 빨리 이별을 하여 그립습니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건만, 너무나도 보고픈 아버지! 고맙습니다.저를 너무 잘 키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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