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대구 앞산전망대

위상복 수필가

위상복 수필가
위상복 수필가

도시마다 시가지를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 타워가 있다. 서울엔 남산공원의 서울타워가 있고, 부산에도 용두산 공원의 부산타워가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다. 하지만 대구에는 두류공원의 대구타워에 오르지 않고도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천연 전망대가 하나 있다. 바로 대구 시가지의 남쪽에 자리 잡은 앞산전망대이다.

앞산전망대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걷는 것과 케이블카로 쉽게 오르는 길이다. 우선 등산로를 이용할 때는 충혼탑이나 보문사, 그리고 큰골 입구에서 각각 한두 시간 정도 오르면 된다. 케이블카를 이용할 때는 상부 정류장에서 오른쪽 샛길을 통과해 200m 정도만 가면 비파산(501m)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시가지는 날씨에 따라 다르다. 비 내린 다음 날이나 바람이 좀 일렁이는 날에는 깨끗한 시가지를 볼 수 있다. 팔공산 주능선과 낙동강뿐만 아니라, 멀리 금오산과 가야산도 조망할 수 있다.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내륙 분지인 대구는 거의 매일 스모그가 자욱하기 때문에 멋진 전망을 감상하려면 일기 상태를 살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곳에 오르면 대구분지의 웅대함을 맛볼 수 있다. 대구는 팔공산과 비슬산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신천과 금호강을 넘어 낙동강을 품고 있는 거대도시 대구의 포효하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처럼 앞산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과 시가지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앞산전망대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2014년 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전국8대 야경이 아름다운 곳'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평일에는 해가 지는 일몰 시각까지만 케이블카를 운행하지만, 주말에는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주말에 시간만 잘 맞추면 야경까지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망대에 올라 일몰을 감상하고 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음료라도 곁들이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앞산전망대와 비슷한 조망권을 갖춘 곳이 몇 군데 더 있다. 전망대에서 1㎞ 정도 떨어진 앞산(658m) 정상까지 가는 길에서도 시내 조망이 가능하지만, 산성산 중턱의 고산골에도 포토존이 있다. 고산골포토존은 신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도심을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다. 이곳도 함께 보려면 앞산에서 산성산 쪽으로 3㎞ 정도 능선을 따라 산책하듯이 종주하면 된다.

대구에는 자랑할만한 명소가 널렸다. 하지만 너른 바닷가도 아니고 깊은 산속도 아니기에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확실한 랜드마크를 내세우려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이럴 때 앞산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분지 지형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인 앞산전망대는 대구타워를 능가하는 실제적인 랜드마크이다. 이곳에 오르면 대구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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