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세계 곳곳에선 가뭄과 산불 등 전례 없는 각종 자연재해가 이어진다. 이러한 거대한 재앙 앞에서 인간은 절망적인 무력감과 비통함을 경험하곤 한다. 특히, MZ세대에게 기후위기는 그저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이들의 기후 절망감은 기성세대에 비해 더욱 깊다.
이 책은 미국의 젊은 환경운동가가 기후위기를 목도하며 자신이 느낀 절망과 슬픔, 그리고 그 가운데 건져 올린 희망을, 미래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글이다.
지은이는 대학 신입생 시절 UN 전화걸기 운동에 동참한 일을 시작으로 10여 년 간 환경운동의 최전방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조직한 미국의 환경단체 NY리뉴스(NY Renews)는 2019년 미국 뉴욕주에서 기념비적인 기후정의 법안을 정식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환경운동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가시적인 성과도 냈지만, 한편으론 기후위기를 생각할 때마다 절망과 무력감을 느끼게 됐다. 결국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쩌면 영영 태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아이에게,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기로 마음먹는다.
지은이는 기후변화, 환경문제, 기후 비상사태 등으로 불리는 기후 재난 상황을 특정한 한 단어로 규정짓지 않고 '그 문제'(the Problem)라 칭한다. 재난의 불가피성과 복잡성을 한층 세심하게 전하기 위해서다.
1부엔 자신이 어떻게 '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각종 재해를 마주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담았다. 직접 환경운동을 조직하고 어떻게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나갔는지, 그리고 환경운동가이자 청년의 입장에서 점차 소멸해가는 세계에서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솔직하게 고백한다. 2014년 UN정상회담에 맞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벌였던 뉴욕 센트럴파크 대규모 집회, 2017년 기후정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뉴욕주 의회의사당에서 연좌농성을 벌인 일 등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주도한 환경운동 사례 들려준다.
2부에선 미국 트럼프 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한 이후의 이야기를 전한다. 환경운동은 후퇴하는 듯 보였고, 활동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들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 지은이는 과도한 업무와 일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감당하기 어려워 괴로워했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개인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등 자신이 어떻게 그 괴로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를 털어놓는다. 이 경험은 그가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고, 새로운 활동에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고백한다.
소멸해가는 세계에서 성장한 한 청년의 적극적인 실천, 그 과정에서 마주한 복잡한 슬픔,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내밀한 성찰과 폭넓은 인문학적 사유를 만나볼 수 있다. 356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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