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 인터뷰] 이철우 시도지사협의회장 "지방시대 시작은 분권 개헌"

시도지사협의회장에 만장일치 추대…"지방자치 전반 인식·제도 개선, 혁명적 지방시대 열자"
자치 완전 보장해야 균형 발전…국가는 외교·국방 업무만 집중
'중앙' 악순환 끊어야 국민 행복…지방시대위 권한·실행력 확대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도 제공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경북도지사)은 "지역 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려면 지방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 헌법의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권을 완전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지사는 지난달 19일 제50회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민선 8기 첫 회장에 추대됐다.

시도지사협의회는 1999년 출범해 지방분권 강화, 지방자치 발전 및 지역 간 균형발전, 시·도 공통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해 온 모임이다.

이 회장은 "35년간 변함없는 현행 헌법은 말그대로 '헌(낡은) 법'이 됐다"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 하부기관이 아니라 하나의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 다른 선진국들처럼 국가는 지방정부가 하지 못하는 외교·국방 등 업무만 수행한다는 '보충성의 원칙'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세계 GDP 순위 12위의 경제선진국이 됐음에도 세계행복지수 조사에서는 146개국 중 59위에 그친다"며 "그간 경제와 문화의 힘으로 세계속의 '놀라운 대한민국'이 됐다면, 이제는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어 존경받는 국가로 거듭나야 국민소득 5만 달러와 국민 행복시대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지방 격차를 줄이는 것이 윤석열 정부 국정 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드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지방에서는 인구가 적고, 그 탓에 SOC사업에서 소외되고, 접근성이 낮으니 산업단지 등 일자리로부터 외면받고, 청·장년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 낙후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도 국회의원 시절 지역민을 대표한 인물을 선출하는 '선거'만 치르고 실제로는 중앙정부에 대부분 힘이 집중된 '무늬만 지방자치'를 타파하고자 부단히 애써왔다. 그는 2012년 중앙지방협력회의법, 2013년 자치경찰제 관련법 등을 잇따라 발의하며 자치권 보장을 제도화하고자 했다.

그는 "도지사로서 느낀 지방자치의 현실은 말로하기 참담할 지경"이라며 "도지사로서의 지난 4년을 돌이켜 보면 중앙부처 실국과장들을 찾아다니며 읍소한 게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앙부처 관계자들을 만나면 '내 집앞 소나무 한그루조차도 못 옮기는데 이게 무슨 지방자치냐'라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줄곧 말한 것이 '대한민국의 판을 바꿔야한다', '혁명적인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1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1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50차 총회'에서 제16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그러면서 "수도권병을 치유하고 지방 낙후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혁명과도 같은, 입법·재정·교육·조직 등 지방자치 전반의 근본적인 인식과 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설치하는 지방시대위원회야말로 핵심 기구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지방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해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저와 많은 시도지사님들은 여러 부처들에 흩어진 지방관련 정책들을 부총리급 위원장이 총괄적으로 살필 수 있는 행정위원회로서 지방시대위원회를 희망한다"며 "진정한 지방시대를 실현하려면 제대로 된 권한과 실행력을 갖춘 지방시대위원회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중앙지방협력회의법도 지난 1월 시행됐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이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부의장으로 관계부처 장관 및 지자체장·의회의장과 지방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그는 곧 있을 첫 회의에 참석해 지방의 현안 문제에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철우 회장은 "올해로 시도지사협의회도 24살이 됐다. 앞선 15대에 이르는 선임 회장님들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청년이 된 시도협이 대한민국 판을 확 바꿀, 능력 있는 일꾼으로 거듭나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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