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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하반신 마비에 암까지…살고 싶은데 도움 요청할 곳 하나 없는 현실이 벅차다

태어나자마자 불행의 연속…친모는 가출, 아버지는 폭력 휘둘러
고등학생 때부터 갖은 일 하며 생계 이어가다 다리에 종양 진단
간병인없이 혼자 설 수도 없어…병원선 호스피스 병동 이전 권유

구혜성(36) 씨가 입원 중인 병실에서 하반신 마비가 온 다리를 잡고 움직여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구혜성(36) 씨가 입원 중인 병실에서 하반신 마비가 온 다리를 잡고 움직여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늦은 밤, 깜깜한 병원 안에서 구혜성(36) 씨는 핸드폰을 켜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구 씨의 전화를 금방 받는다. 구 씨는 남에게 말하기 힘든 자신의 상황을 선뜻 털어놓는다. 얼굴도 모르는 전화 너머 상대는 한참 구 씨의 사연을 귀 기울여 들어주다가 도와주겠다는 얘기를 건네 온다. 구 씨는 생명줄이라도 되는 듯 핸드폰을 붙잡고 그렇게 2시간을 내리 통화했다. 구 씨가 전화를 건 곳은 '24시간 자살예방상담센터'. 벌써 5번째 전화 통화다.

◆불우한 어린 시절…하반신 마비에 암까지

구 씨의 어린 시절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구 씨의 친모는 아이를 낳고 얼마 안 돼 집을 나갔고 구 씨는 할머니 손에 맡겨졌다. 8살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된 구 씨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는 취한 채로 구 씨를 때렸다. 아버지는 곧 재혼 했지만, 새어머니도 구 씨를 돌봐주지 않았다.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3년 만에 갈라섰고 구 씨는 친척 손에 맡겨졌으나 학대는 계속됐다. 사촌이랑 컴퓨터를 두고 싸우기라도 하면 큰어머니에게 키보드로 두들겨 맞았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다시 구 씨를 데려간 아버지는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술에 취해 툭하면 일을 빠졌다. 구 씨가 술을 숨겨놓기라도 하면 죽겠다며 농약을 찾았다. 구 씨는 아버지 탓에 제대로 학교에 나갈 수도 없었다. 2학년이나 돼서야 아버지가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해줘 혼자 살게 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구 씨는 낮에는 학교에 가고 밤에는 두부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갔다. 졸업 후 구미의 한 공장에 취업도 했다. 그러던 22살,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장례식장에는 조문객이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구 씨는 혼자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이후 공장부터 아르바이트까지 구 씨는 갖은 일을 다하며 살았다. 하지만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2018년 어느날 구 씨는 잠 못 이룰 정도의 다리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15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다리를 영영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구 씨는 두려웠다.

◆돌봐줄 보호자도 없는데 병원 입원도 지속하기 힘들어

구 씨는 2018년 8월 종양 제거 수술을 했지만 4개월 만에 재발돼 2차 수술을 받았고, 이후 후유증으로 인해 다리를 절게 됐다. 그럼에도 구 씨는 낮에는 핸드폰 대리점, 밤에는 치킨집에서 일을 지속했다. 건강이 더 악화됐을 때를 대비해 돈을 벌어놔야 했다. 2020년 11월, 3차 재발이 찾아왔다.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됐고, 더불어 종양이 전이돼 구 씨는 폐에 물이 차며 암 진단까지 받았다.

현재 구 씨는 양쪽 다리 전부 감각이 거의 없어 간병인 없이 혼자 설 수도 없다. 병원 측에서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퇴원을 권유했다. 당장 혼자서 지낼 수도, 주기적으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진료를 받으러 갈 수도 없기에 대구에 있는 병원에 재입원했지만 여기서도 장기 입원은 힘들다. 요양병원에라도 들어가고 싶지만, 현재 구 씨의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로 나오는 월 78만원이 전부다. 서울까지 가는 교통비, 간병비도 부담스럽다.

병원에서는 구 씨에게 호스피스 병동 이전도 권유 했다. 호스피스 병동에 가게 되면 장기 입원은 가능하지만, 생명 연장을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 희망을 품고 걸어보겠다며 움직이다 침대에서 떨어져 좌절감을 느끼기도 수차례. 어디를 둘러봐도 도움을 요청할 곳 하나 없다. 돌봐줄 사람 없는 구 씨에게 이런 현실이 벅차기만 하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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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내역]

◆움직이지도 못한 채 쭉 침대 생활하는 뇌손상 10살 딸 돌보는 김정란 씨에 2,176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수술 후 뇌손상으로 누워서 생활하는 딸 보살피는 김정란((매일신문 8월 16일 자 10면) 씨에 2천176만6천10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이병희 10만원 ▷이창영 5만원 ▷전우식 5만원 ▷김점숙 3만원 ▷이상준 3만원 ▷이옥희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김갑용 1만5천원 ▷박태용 1만원 ▷이진기 5천원 ▷이장윤 2천원 ▷'따스한 햇살' 5천원 ▷'김명숙 도움' 3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중국에서 넘어와 한국에 겨우 정착했는데 하루아침에 다리 못쓰게 된 탈북민 조충복 씨에 2,014만원 성금

북한·중국에서 갖은 고생하며 한국 넘어와 겨우 정착했는데 원인불명으로 다리 못 쓰게 된 조충복 씨(매일신문 8월 23일 자 10면) 씨에 49개 단체, 146명의 독자가 2천14만4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이동훈)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구미현대병원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성암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달서구약사회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혜민학원(조현모 합장) 10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루멘안경(채양수)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종로반점 1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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