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 기업, 소비재 키워 對中 수출 활로 찾자

한·중 수교가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대구경북 기업들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섬유와 자동차부품 이후 뚜렷한 특화 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 기업들은 소재부품이나 장비도 중요하지만 중국 소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소비재를 육성하는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의 대중 수출액은 168억6천만 달러로 2000년(22억4천만 달러) 이후 7.5배 증가했다. 대구경북의 대중 무역수지는 2000년 10억3천만 달러 흑자를 낸 뒤 올해까지 23년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의 수출 1위 국가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수출 성장세에도 지역 기업이 느끼는 대중 교역 동향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기술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한국의 수출품들을 세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강력한 경쟁국으로 떠올랐다. 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제품은 밀려나고 있다.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해 제3국에 수출하던 중국은 이제 한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던 섬유업체는 호황을 누리다 지금은 동남아로 넘어갔다. 자동차부품 업체가 완성차 업체 진출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전기차 득세로 고전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이 수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소재·부품 등 자본재 위주에서 소비재 수출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 기업은 앞으로 30년을 준비해야 한다. 과거에는 중국이 양적 경쟁력만 있었다면 지금은 질적인 경쟁력도 갖췄다. 지역 기업이 경쟁력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됐다. 지역의 대중 수출은 중간재에 치중했다. 이제는 체질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간재에 치우친 수출 구조를 소비재로 균형 있게 바꾸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고부가가치 소비재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중국 시장 진출은 말처럼 쉽지 않다. 소비재 시장에선 브랜드 파워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명성을 쌓아온 유럽·미국·일본 제품이 유리하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지역 기업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업계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넘지 못할 벽은 없다. 차별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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