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25점 기준' 사이코패스 검사서 '31점'…이수정 "매우 높은 편"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판단"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31)씨가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기준치(25점)을 웃도는 31점을 받았으며 '자기도취적 가스라이터'로 분류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26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11차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상담심리 전공자인 이지연 인천대 교수 등이 검찰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수정 교수는 "대상자(이씨)를 만나지 않고 수사기록, 과거 전과기록, 생활 기록 등을 토대로 반사회성, 생활양식, 대인관계, 정서성 등 크게 4가지 요소로 20개 문항의 채점표로 사이코패스 평가를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검사 결과) 이 씨의 점수가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31점이었다"며 "영미권 국가에서는 30점이 기준이고, 한국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뿐 아니라 자기도취적인 성격 문제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년 전과부터 여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고, 생활양식을 보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이 두가지 부분에서는 거의 만점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왔다"며 "대인관계나 생활양식 등도 피해자와 착취 관계를 형성했고 이씨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서 생존한 게 아니었던 점 등에 의해 점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날 피해자-피고인의 심리부검 결과를 근거로 이씨가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했으며 결국 살인에 이르렀다는 감정 결과를 증언했다.

그는 "피해자는 (이씨로부터) 정신적 지배와 조정을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누나한테 호소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며 "정서적 학대 상황에 놓인 피해자라고 볼 수 있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상태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수정 교수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간접 자료만 갖고 검사한 결과는 효력이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자, "이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라고 했지, 사이코패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지연 교수도 증인신문에서 "피해자가 심리적 탈진상태였던 것 같다"며 "이씨에게서 인정받고 싶어했으나 결코 존중받은 적 없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전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