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육시설 자립청년 절반 "자살 생각한적 있다"

자살생각 경험자 33.4% '경제적 문제' 이유…절반 '대처 않거나 혼자 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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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등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하는 청년 절반가량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살 생각을 경험한 사례 3명 중 1명이 이유로 경제적인 문제를 꼽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기존 국내 연구 결과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보호시설의 보호 종료 5년 이내 청년)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분석한 '자립준비청년 지원 강화를 위한 보호서비스 전달체계 개선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년 실시된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조사'(이하 보호종료아동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3천104명 중 50.0%인 1천552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비율은 19~29세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8년 자살실태조사의 16.3%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자립준비청년 중 자살 우려가 있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았지만, 4명 중 1명꼴로 정부와 지자체의 자립지원체계 관리망에서 벗어난 채 방치돼 있었다.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의 '아동자립지원 통계 현황 보고서'(이하 아동자립지원 통계)를 보면 자립준비청년 중 연락두절 비율은 2020년 23.1%였다. 그나마 2018년 33.3%, 2019년 26.3%보다는 낮아졌다.

경제적인 빈곤이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을 궁지로 모는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죽고싶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33.4%가 '경제적인 문제'를 꼽았다. '가정생활 문제'(19.5%), '정신과적 문제'(11.2%), '성적·진로 문제'(6.5%)가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서 자립준비청년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4.3%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평균 부채액은 605만1천원이었다. 응답률은 자립 1년차 때 15.3%로 가장 낮았지만 이후 점차 올라가 자립 5년차 때는 34.5%나 됐고, 평균 부채액도 1년차 571만8천원에서 5년차 769만9천원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자립준비청년의 높은 연락두절 비율은 사각지대를 발생시킨다"며 "연락이 잘 안 되는 자립준비청년 중 상당수는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청년의 비율이 높고, 이런 생각에 건강하게 대처한 비율이 낮아 보호종료 청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심리정서적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보호종료 후 4~5년차가 된 아동들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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