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야는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이사 속히 추천해야

더불어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위한 여야 협의를 국민의힘에 요청하고 국민의힘도 논의에 응하겠다고 해 계속 미뤄져온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특별감찰관 추천을 위한 양당 협의를 29일 공개적으로 시작할 것을 국민의힘에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논의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지 않고 있는 것은 원내 1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을 추천하면 이 중 대통령이 한 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대통령실은 "국회가 추천하면 100%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민주당은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면서도 "대통령실이 먼저 공문을 보내면 절차가 시작된다"고 했다. 특별감찰관 추천 논의를 사실상 기피한 것이다.

여기에다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후보를 동시에 추천하자는 국민의힘과 두 후보 추천을 연계할 일이 아니라는 민주당의 주장이 맞서면서 특별감찰관 추천은 공전했다.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수석비서관급 공무원을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제정돼 박 전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이석수)을 두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감찰 범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범위와 겹친다며 5년 내내 임명하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주변의 비리와 부패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조속히 임명돼야 한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구설이 만만치 않음을 감안하면 한시가 급하다. 북한인권재단 후보 추천도 늦출 수 없다.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통과된 북한인권법 이행을 위한 조직인데 민주당의 비협조로 이사진을 구성하지 못해 출범이 막혀 있다. 북한 눈치 보기라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정략(政略)으로 어느 것은 선택하고 어느 것은 기피할 것이 아니다. 둘 다 중요하다. 여야는 추천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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