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때 이른 추석, 차례상 올릴 햅쌀·햇과일 농사는 풍년

조생종 쌀, 과일 등 저마다 제때 수확 시작, 소비자 밥상 오르기는 문제없을 전망
쌀값 하락, 비·태풍 등 기상 영향은 근심거리…9월 중순 이후 수확 작물 우려

경북 안동지역에서 재배된 백진주 쌀을 수확하는 모습.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지역에서 재배된 백진주 쌀을 수확하는 모습. 안동시 제공

올해 추석 명절(10일)이 평년보다 이른 가운데 햅쌀과 햇과일 등 수확이 제때 이뤄지면서 명절 차례상차림은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경상북도와 농협 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역 농가들은 지난달 중순 들어 추석에 대비한 조생종 작물 수확을 시작했다.

예천군과 영천시, 경산시 등 도내 쌀농사 농가는 요즘 조생종 수확이 한창이다. 수확량도 평년만큼 넉넉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 내 조생종 수확 면적은 5천~6천㏊ 수준으로 올해 지역 전체 쌀 농사의 7% 안팎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 한 쌀농사 농가 관계자는 "요즘 수확한 분량 상당수가 추석 차례용이다. 올 상반기 강수량이 적고 햇볕 비치는 날이 많아 생육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 수일 새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진 탓에 한때 일부 수확 차질도 예상됐으나, 그간의 작황이 좋아 작년 평균 생산량(1천㎡ 당 541㎏)보다는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과 역시 지난주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청송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추석 차례상용으로 쓰이는 홍로 품종이 공판장에 출하됐다. 8월 말까지 전체 9천 톤(t) 중 절반가량인 4천~5천t이 수확된 것으로 파악됐다.

초반에는 시장 수요가 더 많아 사과 가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됐으나, 다가오는 추석에 대응해 출하량이 늘자 이번 주 들어서는 가격이 예년보다 소폭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배 역시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많고 당도나 크기도 좋은 걸로 파악됐다.

포도는 인기 품목인 샤인머스켓 수확이 한창이다. 다만, 농가들이 저마다 샤인머스켓 재배에 뛰어들면서 공급은 늘고 가격은 전년보다 떨어지는 양상이다. 비슷한 시기 수확 중인 캠벨과 거봉은 넉넉한 수확량에도 가격은 소폭 오르는 추세다.

농민들은 차례상 대비 수확보다도 이후 농사 흥망을 판가름지을 사안들에 더욱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쌀값은 넘쳐나는 재고 탓에 이미 구곡 가격부터 신곡 가격까지 줄줄이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천 한 농가 관계자는 "올해 신곡을 저장할 창고마저 부족한 상황이라 도매 및 수매가격 하락 우려가 여전하다"고 했다.

이달 초 동북아시아로 북상 예정인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관통 여부도 관심사다. 사과가 아직 완전히 붉게 물들지 않아 수확기를 늦잡친 과실도 상당수 있는 데다 태풍이 들이닥치면 낙과·흉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이럴 경우 10월 쯤 수확하는 가을 만생종 부사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청송 한 농가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확한 물량에 비춰 보면 당장 다가올 추석 차례상차림에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라면서도 "갑작스러운 태풍 소식에 추석 이후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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