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한미 연합훈련을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시킨 것도 모자라 범정부 전시 지휘소를 4년간 한 번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 연합훈련 때 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정부 부처·기관·실무진이 서울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의 'B1 벙커'에 들어가 연락망을 점검하며 지휘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문 정권은 이런 훈련을 하지 않은 것이다. 용납할 수 없는 안보 자해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3대 한미 연합훈련의 하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이후 모의 내각에 해당하는 범정부 차원의 전시 지휘소를 가동하지 않고 군인과 군무원 등 8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규모 대응반만 차렸다. 이전까지 전시 지휘소 인원은 300명 정도였다. 규모가 4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다른 부처 당국자들은 벙커에 투입되지도 않았다고 한다. 북한의 기습 남침 등 국가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범정부적 지휘소를 만들지 않고 훈련하는 척만 했다는 얘기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부처 간 유기적 소통을 할 수 없어 대응 능력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는 4년 만에 병력과 장비가 실기동하는 훈련으로 '정상화'된 한미 연합훈련에서 그대로 입증됐다. 지난 22일 개시된 '을지자유의 방패'(UFS)에서 300명의 범정부 전시 지휘소가 설치됐지만 B-1 벙커에 파견된 각 부처 실무자 간 손발이 맞지 않아 혼선을 빚었고, 이에 놀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4일간 벙커에 상주하며 각급 회의를 주관했다고 한다.
문 정권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을 사실상 중단했다. 훈련을 하더라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 연습(CPX)에 그쳤으며,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야외 기동 훈련은 대대급 이하로 축소됐다. 한미 연합작전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4년 내내 제기됐으나 문 정권은 귀를 닫았다. 문 정권은 이에 그치지 않고 범정부적 지휘·통제 훈련까지 엉터리로 했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정부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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