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내년 '긴축 재정'을 펼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DJ, 즉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해 비교했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내년 예산 증가폭을 올해 본예산 대비 5.2% 늘린 639조원으로 편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 평균 증가율인 8.7% 대비 3.5%포인트(p)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정부의 긴축 재정을 구성하는 한 줄기로 공무원 보수 긴축이 주목됐다.
대통령을 포함해 장·차관급 이상은 보수 10%를 반납하고, 4급 이상은 동결, 5급 이하 공무원은 1.7%만 인상키로 한 것.
이에 많은 수를 차지하는 5급 이하 일선 공무원들의 보수 인상폭이 박하다며 이미 여러 언론 보도에서는 '찔끔 인상' 등의 수식을 붙이고 있다.
▶이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9시 4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제가 어려우니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공무원 보수 동결?"이라며 "역시 가장 쉬운 예산 편성을 했다고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시 경제가 어려웠던, 수준으로 따지면 대한민국 현대사 속 가장 큰 경제 위기로 꼽히는 YS(김영삼) 정부의 IMF 외환위기 정국을 그대로 떠안은 김대중 정부를 비교 대상으로 가져왔다.
참고로 IMF 구제금융 신청일은 김영삼 정부 말기였던 1997년 11월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5대 대선일은 1997년 12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일은 1998년 2월 25일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박지원 전 원장은 "DJ는 IMF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공무원 처우개선에 역점을 두셨다"며 자신이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2002년 4월~2003년 2월)으로 있던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신에 더해 당시 전윤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2002년 4월~2003년 2월)도 등장인물로 불러들였다.
이는 지근거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박지원 전 원장정도만 풀어낼 수 있는 당시 청와대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
▶박지원 전 원장은 "당시 전윤철 장관께서 예산편성 보고를 하겠다고 일정을 요구, 저는 공무원 처우 개선은 어떻게 됐냐고(물었다)"며 "전윤철 장관께서는 도저히 개선 불가능하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의 확고하신 생각이 설득이 되겠느냐며 일정을 잡기를 거부(했다)"면서 "계속 장관은 직접 보고하겠다 하셔서 드디어 보고케 했다"고 글을 이어나갔다.
박지원 전 원장은 전윤철 전 장관의 보고가 성사된 당시를 두고 "DJ께서는 보고가 시작하기도 전 '공무원 처우 개선은 (예산편성에)반영됐습니까?"(라고 물었고, 전윤철 장관은)'재정이 도저히…'(라고 답했다)"고 전하면서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박지원 당시 비서실장)에게 한 말이라며 "배석한 저에게 '비서실장 왜 이런 일정을 잡습니까?'(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지원 전 원장은 "우리 두 사람(박지원 비서실장, 전윤철 장관)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당시 벌어진 상황의 결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전 원장은 페이스북 글 말미에 "DJ였다면?"이라고 적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내지는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 보수 긴축 결정과, IMF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공무원 처우 개선에 관심이 높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비시키는 뉘앙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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