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 '한산'을 관람했다. 1597년 명량대첩이 일어나기 5년 전인 한산대첩 이야기로 난세에 빛났던 이순신의 리더십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왜군을 물리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인간 이순신의 평범한 일상이 궁금하고 이순신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난중일기'를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난중일기'는 성웅 이순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공무를 맡은 사람의 태도를, 한 가정의 가장의 책임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적 고뇌까지 솔직하게 담겨 있다. 놀라운 것은 일기 형식에 꼭 필요한 날짜와 날씨가 빠지지 않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매일 4, 5줄 정도의 길지 않은 내용으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전쟁 중에 꾸준히 써왔다는 사실이다.
'난중일기'에는 충무공이라는 시호답게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기둥 같은 인재가 없고,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 같은 인물이 없다.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 마음이 괴롭고 어지러워서 종일 엎치락뒤치락했다."(288쪽)며,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나라를 걱정한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전쟁 가운데서도 어머니의 안부를 늘 살피는 효성과 가장으로서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깊이 묻어나고 있다. "아침에 흰 머리카락을 뽑았다. 흰 머리카락이 있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늙으신 어머니께서 내 흰 머리카락을 보시고 마음이 상하실까 봐 뽑을 따름이다."(104쪽) 그 효심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다음으로, "배에서 옷이 없는 사람들은 거북이처럼 웅크리고 추위에 떨며 신음 소리를 내니 차마 듣지를 못하겠다."(143쪽) 장군으로서 추위에 떠는 사람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 그야말로 바다같이 넓었다. 이런 어려움을 참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그들을 명장은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것이다.
임진왜란,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는 이순신 장군, 그는 정말 위대하다. 전쟁에 패하는 일이 없는 강한 장군이었지만 그는 날마다 몸이 아팠고 통증이 심해 인사불성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일상에 충실한 것이 영웅이 되는 길임을 '난중일기'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일상'이 소중하다. 오늘이, 지금이 소중하다. 그 깨달음을 얻는다.
이은주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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