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실 개편 유탄…여의도 어공들 불명예 제대 속출 "억울"

가뜩이나 발탁 인력 줄어 불만 많았는데…관료·검찰 출신 견제 작용 해석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조직점검과 인적쇄신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유탄을 맞는 사례가 빈발하자 '여의도발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 인원감축을 대표로 한 '작은 대통령실 운영' 기조를 강조함에 따라 역대 정권교체 이 후와 비교해 여의도(여당 당직자·국회의원 보좌진)에서 대통령실로 '차출'된 인원이 현저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에 여의도 출신이 다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캠프에서 열정을 쏟은 '여의도맨'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통령실 인선과정에서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 해 서운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정무수석실 소속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최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일부 직원들도 짐을 쌌다. 시민사회수석실도 보안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시민소통비서관을 면직 처리했고 카드뉴스와 국민제안플랫폼 등 업무를담당하던 행정관 등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른바 '윤핵관 라인'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잇달아 사직한 것을 두고 관료·검찰 출신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의 한 당직자는 "등용문이 역대 어느 때보다 좁았던 이번 정부의 대통령실 인선결과 발표 이후 선택을 받지 못 한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박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어렵게 대통령실로 간 동료들마저 '불명예 제대' 딱지를 붙이게 생겼다고 하니 내부 동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아가 이들이 논공행상에 대한 불평불만을 토로하면서 현 정권의 국정운영 난맥상까지 노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함께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대통령실 인적개편 작업이 '보안 사고'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언론 접촉이 많은 여의도 출신이 대거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항변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용산 청사 사무실에 갇혀있지 말고 사람들을 부지런히 만나라!'는 당부에 따라 현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직원들에게 보안사고 예방만 강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문이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의 한 보좌진은 "최근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대통령께서 정치영역(여의도)에 대한 불신이 매우 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일이 정치라는 점은 자명하기 때문에 여의도에 대한 시선도 변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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