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해력 높이기, 한자 교육 강화도 뒷받침돼야

국어 기초 문해력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은 고무적이다. 2024년부터 연차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는 문해력을 탄탄히 하겠다는 시도가 적잖다. 내친김에 교육 당국은 문해력 높이는 해법으로 한자 교육 강화에 전향적일 필요가 있다. 한글이 우수한 문자인 것과 별개로 오랜 기간 사용해 온 한자어가 현실 언어의 상당수다. 덧붙여 한자 병기도 시도해야 한다.

한자 교육 강화와 병기 주장을 구시대적 유물이라 치부해선 곤란하다. 한글만 써서 혼동을 겪거나 동음이의어에서 비롯된 오해도 많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실세들 뒤에 숨어 호가호위(狐假虎威)하지 말라"고 했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의 실수도 한자가 병기됐다면 없었을 흑역사다. 한자 병기를 포기하면서 문맹률은 낮아졌을지언정 읽어도 뜻을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데 굳이 한자어 사용을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은 적극 권장돼야 한다. 그러나 간명한 표현을 두고 장황하게 풀어쓰는 건 비효율적이다. 한자 병기를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보는 이견도 있다. 안타깝지만 이런 시선이 도리어 시대착오적이다. 일제강점기 때 한 것을 죄다 적폐로 몰아서는 안 된다. 문장의 의미와 한 편의 글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은 한자어 이해도와 직결된다. 사어(死語)임에도 영어, 프랑스어의 뿌리인 라틴어를 영미권에서 가르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해력은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할수록 사회 참여도가 높아진다는 건 경험칙으로 알 수 있다. 오해를 더는 건 물론이고 광범위한 이해로 합의에 이르기 수월해진다. 미래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도 문해력 높이기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 대구시·경북도 교육청도 문해력 높이기 교실을 앞다퉈 개설한 바 있다. 문해력 높이기 방안을 다각화하는 것도 교육 당국에 주어진 과제다. 문해력 높이기 묘안 마련에 중지를 모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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