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뭄, 에볼라,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죽기보다 맥도날드에서 폭식해서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의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75년 이래 전 세계 비만 인구는 거의 3배가 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비만유병률은 34.8%. 성인 3명당 1명 이상이 비만이다.
최근 수십 년 사이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선 많은 분석이 존재한다. 필요 열량보다 많이 먹어서, 이전처럼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서 등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이 책의 지은이는 빙하기 이후 인류가 살이 찌는 체질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교수인 지은이에 따르면 인류의 조상 격인 영장류는 빙하기 지구를 거치며 서서히 지방을 축적하는 체질로 진화했다. 추워진 지구엔 종종 식량이 부족했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는 몸속에 지방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를 '생존 스위치'라고 부른다. 이런 생존 스위치는 주로 당류의 일종인 프럭토스를 통해 활성화된다. 프럭토스의 주요 특징은 동물이 지방을 저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먹이를 구할 수 없을 때 동물들은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기원전 7천년쯤 일어난 농업혁명 이후 인간은 전례 없는 문제에 봉착한다. 농경사회가 형성되면서 인간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농작물로부터 열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는 너무나 급격한 변화였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는 현재까지도 인체는 여전히 지방을 저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살이 찌는 주범인 '생존 스위치' 활성화는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 딱히 묘약은 없는 듯하다. 지은이는 빵이나 백미 등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 대신 혈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택하고, 프럭토스의 섭취를 부추기는 염분과 인공감미료의 섭취를 줄이며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한다. 간헐적 단식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과학적 이론을 매개로 비만을 분석한 책이지만, 다이어트를 위한 실용서로도 활용할 만하다. 알려진 건강 식단들의 임상 실험값을 분석해 권장 식단을 제시하는 등 체중 감량과 관련한 다양한 팁을 만날 수 있다. 42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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