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윌리엄 F. 슐츠, 수시마 라만 지음/김학영 옮김/시공사 펴냄

권리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오랜기간 인간에게만 귀속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권리에 대한 한계와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권리는 좋은 사회, 즉 그 구성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재능을 북돋우며 대다수 사람들이 살고싶어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권은 100여 년 전과는 말할 것도 없고, 50년 전에 생각했던 인권과도 판이하게 다르다. 미래는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인권이 지금보다 훨씬 탄탄하고 강력해질 것이라 기대한다.

다시 말해 사회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테고, 좋은 사회의 개념이 달라지면 좋은 사회의 상징인 권리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해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를 통해 권리를 조정하거나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권리가 고정불변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현재 널리 인정받고 있는 권리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권리가 도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리는 환경과 맥락에 맞춰 발전하거나 퇴보할 수 있는, 혁명과 진화의 대상이라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책은 권리의 개념부터 역사, 배경에 자리한 철학적 논의를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현재 권리가 직면한 도전과 해법의 단초가 될 질문들을 담고 있다. 특히 인간의 권리를 벗어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속 로봇의 권리, 동물의 권리, 강, 바위 등 자연의 권리까지 지금까지 논의에서 배제돼 온 존재들의 권리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던진다.

지은이인 윌리엄 F. 슐츠와 수시마 라만은 하버드 케네디 스쿨 인권정책센터 연구진이자, 대표적인 인권 단체인 국제 엠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인권, 박애주의 활동, 사회정의 구현 등에 역량을 발휘해온 인물들이다.

이들은 미래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누구도 고통받지 않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권리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시민들의 논의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익숙하지만 낡은 권리, 시대에 뒤떨어진 고약한 권리를 되짚는 과정은 미래의 인간과 동물, 로봇, 자연 등 비인간 존재들이 지금보다 존중 받고 조금 더 따뜻한 세상에서 살아가도록 기반을 다지는 준비라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전제가 된 인문학 교수 코스타스 두지나스의 말을 인용한다. "권리는 사람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다. 권리가 사람을 만든다." 제목처럼 권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망라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 권리를 설계해나가야할 지 이정표 역할을 해준다. 400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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