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무역적자가 94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 수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1~8월 누적 적자도 247억2천만 달러로 역시 66년 만에 최대다. 지난 4월부터 지속된 5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무역적자 내용을 살펴보면 더 걱정이다. 수출액은 566억7천만 달러로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율이 6.6%에 그쳐 무역적자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수출을 떠받쳐 온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7.8% 줄며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3억8천만 달러로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첫 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반면 수입액은 661억5천만 달러로 28.2%나 증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 동월 대비 88억6천만 달러나 폭증한 185억2천만 달러를 기록해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한국은 수출에 기반한 무역으로 먹고살아 온 나라다. 반세기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가발·봉제·신발·섬유와 같은 노동집약산업에서 석유화학·조선·자동차·반도체 등 중화학 제조업으로 수출 구조를 업그레이드해 수출·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반도체와 같은 주력 수출 품목 수출액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에너지 등의 수입액은 증가할 전망이어서 무역적자 기록 경신은 계속될 우려가 크다.
무역적자가 커지면 소득·서비스 수지를 합친 경상수지마저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재정은 이미 적자 상태다. 우리 경제에 '트리플 적자'는 국가 신인도 및 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 자본 유출, 외환 부족 등 악순환을 부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수출 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에 정부가 전방위로 지원한 덕분이었다. 무역적자 위기를 돌파하려면 기업과 정부가 더 뛰는 방법 외에는 없다. 수출 증대를 통해 무역적자는 물론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의 비상한 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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