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지현 "내 능욕방까지 생겼더라…제2의 N번방 사태, 정부+국회 나서줘야"

정치권 향해 디지털 성범죄 해결 촉구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의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 역시 온라인 성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고백하며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8월 초에 제 능욕방이 생겼다"며 "자리(비대위원장)에 내려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범죄를 자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약자만을 노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텔레그램의 '박 전 위원장을 능욕하는 방'이라는 제목을 단 한 대화방에서 박 전 위원장의 얼굴을 나체 사진과 합성하거나 가짜 동영상을 유포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방을 주도한 이는 '더불어M번방'이라는 가명을 썼으며, 이 방에서는 약 500명이 모여 성희롱성 발언과 함께 각종 사진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위원장 측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자 해당 방은 사라졌는데, 텔레그램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만큼 경찰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n번방 때부터 지금까지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을 숨기는 방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지금도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텔레그램 규제 방안도 정치권에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디지털 성범죄는 사실 너무나 빠르게 진화하는 범죄인데 정치권에서는 아무래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해자 규제, 피해자 일상 지원 부분이 굉장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나 정부에서 나서줘야 하는데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TF가 사라졌는데도 한동훈 장관이 새로 만들겠다는 의견을 밝힌 적도 없지 않나"라며 "(더불어민주당도) 대선 때는 관련 공약들이 촘촘하게 있었는데, 지금도 챙기고 있는진 잘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TF에서 권고안이 나왔는데, 권고안들이 아직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라며 "해당 법안들이 사실 통과가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가해자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입법 과정은 계류되는 시간이 길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그럴 시간이 없다"며 "다른 법안들도 물론 너무 중요하겠지만 디지털 성범죄의 그런 시의성과 심각성을 따져서 국회의원들이 좀 마음을 모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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