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정부위원회의에서 열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야의 검증 초점이 첨예하게 갈렸다. 여당은 한 후보의 조직 운영철학 등 업무역량 검증에 공을 들인 반면 야당은 연구비 편법, 위장전입 등 도덕성 검증에 집중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공정위 분쟁조정 접수건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위가 갑(甲)만을 위한 기구로 전락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운영계획을 설명해보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공정경쟁 확보 방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를 어떻게 보호할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취임한다면 납품단가연동제나 기술 탈취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윤주경 의원은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공정위는 지난 정부 내내 최하위"라며 청렴도 제고를 주문했다.
반면 야당이 집중 포격한 것은 21차례에 걸친 주소 이전과 위장전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1997년 세대주를 배우자로 설정해 놓고 주소를 강원도로 옮겼다가 다시 10일 만에 (원래 주소로) 복귀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배우자가 대출을 받고자 했는데 본인이 세대주여야 한다는 요건이 있었다. 이를 위해 전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당시 아파트 임대인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주소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함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공방이 지속되면서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국회 권한을 이렇게까지 능멸할 수 있나"라며 청문회 시작 40여 분 만에 정회를 선포하기도 했다. 30여 분의 파행 끝에 결국 한 후보자가 "많은 자료 요청이 있었는데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 사과 드리고, 정보는 모두 제공하겠다"고 말하며 가까스로 청문회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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