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 균형발전 위한 국책은행 이전, 기업은행 대구 이전도 함께 다뤄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는 출발음으로 들린다. 때마침 기업은행 대구 유치를 위한 발걸음도 과감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체계적 전략과 유인책을 내놔야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공감을 얻을 것이라는 논리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의 설득력 있는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부산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동행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에게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 도시, 세계적인 무역 도시, 첨단 기술산업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했다. 부산은 산업은행은 물론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국책은행을 패키지로 이전해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로서도 지역 미래 먹거리인 중소기업 활성화의 기본 인프라가 기업은행 유치다.

그러나 기업은행 유치 움직임은 진척을 보이고 있지 않다. 안타까운 것은 기업은행 이전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은행법이 발의되고도 법안 심사 소위원회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설상가상 후반기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 하나도 없다. 시급히 관련 법안을 다룰지 불투명해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부산의 산업은행 이전 추진에 기업은행 이전도 함께 다루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전을 위한 관련 법안 개정에 두 은행을 묶음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실현은 여야 공히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넋 놓고 앉아 공공기관 이전을 기다려선 곤란하다. 자칫 지역 안배라는 논리에 떠밀려 의외의 결과물을 받아들 수도 있다. 부산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산업은행 내부 구성원들의 저항이 거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기업은행 유치를 바라는 대구의 전략이 어디쯤 있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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